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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영화제를 석권하며 중국 6세대
감독을 대표하는 지아 장 커 감독이 그의 최신작 <산하고인>을
통해 중국 예술영화 시장의 새로운 흥행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중국을 대표하는 6세대 감독 지아 장 커의 최신작 <산하고인>이
중국 박스오피스에서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10월 30일
중국에서 개봉한 <산하고인>은 통상 1주일을 넘기지 못하는 개봉영화
시장에서 한 달이 넘게 흥행 순항을 하며 3,000만 위안,
우리 돈으로 53억이 넘는 흥행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는 기존에
중국 내에서 개봉된 지아 장 커 감독의 모든 흥행 수익을 합친
것보다 큰 금액이며, 동시에 지아 장 커 감독과 함께 6세대를
대표하는 장위엔, 왕샤오슈아이 감독 등과 견주어도 역대급 흥행기록이다.
가장 중국적인 영화를 만들어 세계적인 거장이 된 지아 장 커
감독. 세계 3대 영화제인 베를린 국제영화제, 칸 국제영화제,
베니스 국제영화제를 석권한 지아 장 커 감독의 신작은 중국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기다리는 관객들이 많다. 하지만 <산하고인>이
칸 국제영화제에서 소개되었을 때 반응이 극과 극으로 갈렸다.
"올해 최고의 영화"라고 치켜세우는 측이 있었던 반면, "지아
장 커 감독이 변했다."라며 실망을 표하는 측도 있었다. 결국
오랜만에 이뤄진 지아 장 커 감독의 중국 개봉은 항상 그의 영화에
수식어처럼 붙었던 관객들의 '호평' 없이 이루어 져야만 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졌다. <산하고인>이 중국 개봉
첫 주 1,500만 위안의 흥행 신기록을 세운 것이다. 이 수치는
중국에서 역대 개봉된 지아 장 커 감독의 모든 영화를 합친 것보다
큰 성적이다. 이에 지아 장 커 감독은 자신의 SNS를 통해
"2주차 상영을 할 수 있게 됐다"는 소감을 밝히며 기쁨 대신
안도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렇게 시작된 <산하고인>의 흥행은
현재 3,000만 위안이 넘어 아직도 기록 갱신 중이다.
비단 <산하고인>뿐만 아니라 동시에 개봉했던 유쿤 쉰 감독의
<심미궁>도 '호평'없는 예술영화로 개봉하여 1,000만 위안(한화
약 18억)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런 추세에 대해 중국의
평론가 '왕옥년(王玉年)'은 "자신의 입장을 고집하고 싶다면
10만 위안 이상의 흥행 수익을 기대하지 말라"라고 직언했다.
2% 정도의 점유율로 추정되는 중국 예술영화 시장에서 '호평'을
받는 작품은 오히려 대중에게 '어려운 영화', '재미없는 영화'
등으로 인식되어 외면 당한다는 것이다. 또, 수익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극장 측에서도 '예술영화'에 관을 잘 내어주지 않으며
상영관이 나와도 1주일 이상 상영되는 것은 극히 드물다. 결국
'잘 만들어진 예술영화'로 입소문 나는 것이 오히려 흥행에 득이
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번 <산하고인>의 흥행으로 다시 '작가주의'와 '수익'이라는
기로에 서게 된 중국 예술영화 시장은 우리가 예전에 겪었던,
아니 지금도 겪고 있는 한국독립영화 시장과 닮아있다. 그래서
중국 예술영화 시장이 어떻게 움직일지 더욱 집중할 수 밖에 없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우리 영화시장에도 직간접적으로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2015.11.27)
코리아필름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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