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로부터 버림받은 천재가 벌이는 고도의 금융사기극

영화 <모노폴리>는 부모의 버림으로 늘 혼자였던 소심한 천재 컴퓨터전문가 경호(양동근 분)가 우연히 자신의 인생을 바꿔줄 미스터리한 인물인 존(김성수 분)을 만나 그의 금융사기극(세상을 움직이는 상위 1%가 되기 위해 전국민의 카드계좌에서 소액을 인출해 천문학적인 자금을 만들자는 프로젝트)에 동참하고 그 꿈을 실현시키는 과정을 역순 구조와 반전을 통해 그린 미스터리 범죄스릴러이다.

전국민의 계좌에서 소액이 인출되는 전대미문의 금융범죄를 벌어지고 국정원은 용의자 경호(양동근 분)와 앨리(윤지민 분)를 체포하고 그들을 통해 사건의 핵심적인 인물이자 사라져버린 존(김성수 분)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카이스트 출신의 천채 해커로 대한민국 은행 전산망 보안 담당자로 특채된 경호(양동근 분)는 부모로부터 버림받은 기억으로 늘 혼자 외롭게 지낸다. 유일한 친구인 액션 피규어와 인터넷 게임으로 외로운 나날을 보내던 경호는 우연히 액션 피규어 매장에서 자신과 같은 취미를 가진 존(김성수 분)을 만나 조금씩 그의 강한 카리스마에 매료되고 자신의 인생을 바꿔줄 운명의 사람이라고 믿는다. 경호에게 계획적으로 접근한 재미교포 1.5세대 사업가인 존은 세상을 움직이는 상위 1%가 되기 위한 거대 펀드를 조성하던 중 '1% 클럽'의 한 회원의 실수로 인해 차지를 빚고 경호에게 희대의 금융사기극을 제안한다. 한편, 존에게 맹목적인 헌신을 보이는 앨리는 경호에게 '존을 믿지마! 널 이용하고 있어'라는 알 수 없는 경고의 메시지를 던진다. 존의 악마적인 카리스마에 매료된 경호와 앨리는 결국 범행을 저지르고 성공하지만 존은 사라지고 없다. 경호는 요원들에게 끌려가면서도 존이 자신을 구해줄거라 믿는다. 급기야 경호는 존의 지문이 묻은 유일한 증거를 품고 안고 강으로 몸을 던지고 만다. 천재와 악마, 그들의 위험한 더블 게임이 펼쳐진다.

최면상태에서의 사실과 달리 반전을 통해 드러나는 진실과 인물들의 정체와 관계는 충격적이지만 그 과정에서의 치밀함과 긴장감은 부족한 편이다. 이야기가 매끄럽게 연결되지 못한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수사의 혼란과 두 남자 사이의 오가며 묘한 갈등을 야기해야 앨리의 캐릭터를 잘 살리지 못해 전개과정이 단조롭게 느껴진다. 또, 경호와 앨리가 존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리고 그를 끝까지 믿는 동기도 빈약해 보인다. 참고로 반전에 대한 힌트를 주자면, 경호의 세례명인 '요한'을 영어식으로 표기하면 해답이 나온다.

부모로부터 버림받은 천재가 벌이는 고도의 금융사기극 <모노폴리>는 롯데엔터테인먼트의 배급을 통해 오는 6월 1일 개봉된다.

2006.05.17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