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을 자극하는 영화 <몽중인>

시나리오 작가 윤호(이경영)의 시나리오 장면인 '비장한 분위기의 무협으로 시작되는 영화 <몽중인>...

최근 한국영화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조폭, 코믹과는 전혀 다른 느낌의 영화로 사랑을 다루고 있지만, 그렇다고 멜로는 아니다. 1시간 45분이라는 러닝타임동안 <몽중인>은 6가지 챕터로 구성되어 우정과 기억, 기다림, 윤회 등 다양한 사랑의 모습을 이야기한다.

가야금을 배우기 위해 충주에 왔다가 시나리오 작가인 윤호(이경영)를 사랑하게 된 일본 여자(소라:하희라)와 자신을 사랑하는 소라의 사랑을 알지 못한 채 그녀의 친구인 하나꼬(김지연)와 짧은 인연을 맺게 되는 남자의 어긋난 사랑이 기본을 이루고 있다. 현실세계에는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한 남자를 향한 해바라기 사랑을 계속하는 여자의 사랑은 안타깝기다. 그러나 남녀간의 사랑은 영화의 30%만 차지한다. 그들의 사랑은 안타깝긴 하지만 너무나 멀리 떨어져있기에 가슴깊은 애틋함을 느낄 수 없다.

오히려, 아버지를 생각하는 유메(정인선)의 정성과 사랑이 영화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보는 이의 감성을 자극한다. 13살 짜리 어린 소녀 인선이는 기특하게도 진짜 유메가 되어있었고, 아버지를 지켜주고 싶어하는 어른스런 딸의 모습을 천연덕스럽게 연기해냈다. 그래서 이경영과 하희라의 영화라기 보다는 어린 인선이의 영화로 보이고, 남녀간의 사랑이야기라기 보다는 가족영화로 비춰진다.

특별하거나 새로운 재미는 없지만, 잔잔한 일상에서 오는... 그리고 주변사람들의 여러 가지 사랑의 모습이 잔잔한 재미와 감동을 줘 주는 이의 감성을 자극하는 영화이다.
가족간의 사랑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싶다면, 주변사람들의 소중함을 느끼고 싶다면...
한번 봐도 괜찮을 영화가 아닐까 싶다.

코리아필름 명예기자 김종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