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딸을 유괴당한 유괴범의 부성애와 가족애

영화 <잔혹한 출근>은 한 순간 주식투자 실패로 어마어마한 사채 빚을 지게된 평범한 가장이자 샐러리맨이 돈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유괴를 저지르지만 동시에 자신의 딸이 유괴당하는 황당하고 아이러니한 상황에 놓이게 되면서 벌이지는 이야기로, 유괴범이라고 하기엔 너무도 인간적인 유괴범의 어리버리하고 어설픈 유괴행각과 점점 꼬여만 가는 상황 속에서의 블랙유머와 딸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유괴를 성공시켜야 하는 스릴러적인 요소를 적절하게 배합시킨다. '이중유괴'라는 독특한 소재의 상황 코미디와 김수로, 오광록의 캐릭터 코미디가 적절하게 결합되어 있지만 빈약한 드라마와 매끄럽지 못한 전개로 인해 중반 이후 영화가 전달하려는 부성애와 가족의 중요성이라는 메시지는 강하게 와 닿지 않는다. 설정 자체가 비현실적이지만 유괴당한 부모의 심정을 현실감 있게 담아내지 못한 점도 흠이다. 그나마 특유의 코믹 연기와 함께 가슴 찡한 부성애를 연기한 김수로의 연기변신은 눈여겨볼 만하다.

'이중유괴'라는 독특한 소재의 영화 <잔혹한 출근>은 CJ엔터테인먼트 배급을 통해 11월 2일 개봉된다.

2006.10.23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