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럼증 어머니의 3박 4일 어메이징 스토리

영화 <엄마>는 차 그림자만 봐도 울렁대는 어지럼증 때문에 28년 간 동네 밖을 벗어나 보지 못한 별난 이력을 가진 68세 어머니가 막내딸 결혼식을 가기 위해 생애 처음으로 동네 밖을 나서 해남에서 목포까지 이백 리(80km)를 걸어가면서 겪는 3박 4일간의 엉뚱하고 험난한 여정을 담은 로드무비로, 힘든 몸을 이끌고 딸의 결혼식에 가기 위해 필사적인 노모와 그런 노모를 안전하게 모셔가기 위한 자식들의 눈물겨운 부모사랑이 아름다운 전라남도 해남의 풍광 속에서 펼쳐진다.

우리에게 너무나도 친숙한 엄마라는 존재가 특별한 이야기 속에서 다시금 돌아보게끔 한다. 전형적이 로드무비 형식을 따르고 있지만 억지스런 눈물 짜내기식의 신파보다는 3박 4일간의 여정동안 겪는 일련의 사건을 통해 자연스럽게 어머니의 사랑을 하나씩 끄집어낸다. 오랜 공백기간에도 불구하고 적절하게 유머와 감동을 버물린 감독의 연출력이 돋보인다. 특히 두말할 것 없는 고두심의 흡입력 있는 어머니 연기와 아들 역할을 맡은 손병호, 김유석의 호연이 영화의 힘을 더한다. 반면, 영화는 실제 이야기와 자연을 배경으로 함에도 불구하고 다소 작위적인 구성과 지나친 독백으로 인해 사실적 감동을 떨어뜨린다.

순 제작비 총 17억원의 저예산 영화 <엄마>는 청어람의 배급으로 오는 4월 7일 개봉된다.

2005.3.25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