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와 스릴러의 절묘한 만남

영화 <달콤, 살벌한 연인>은 서른살 넘도록 연애 한번 못해본 대학강사 대우(박용우 분)가 우연히 아래층으로 이사온 수상한 여자 미나(최강희 분)를 만나 생전 처음으로 달콤한 연애를 시작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그녀에 대한 이상한 점들이 눈에 띄고, 더 이상 그녀가 평범한 여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로맨틱 스릴러로, 처음으로 연애를 한 대우는 첫사랑에 설레지만 그녀의 정체를 조금씩 알게되면서 달콤했던 연애는 살벌한 로맨스로 전개된다.

오랫동안 스릴러 영화만을 준비해 오던 감독이 로맨틱 코미디를 한번 만들어 봤다고 하는 것처럼, 기존의 로맨틱 코미디에 '살인'이라는 스릴러적인 요소를 가미해 '때론 달콤하고 때론 끔찍한 연애의 한 속성'을 유쾌한 스릴러로 펼쳐낸다. 대학강사지만 연애에는 쑥맥이고 너무 공부만 해서 오히려 덜 떨어져 보이는 남자와 겉으로 지적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무식하고 급기야 살인경력까지 있는 여자라는 특이한 캐릭터의 낯선 만남이 잘 짜여진 구성과 배우들의 빛나는 연기 속에서 힘을 발휘한다. 최강희 특유의 엉뚱함과 귀여움은 무표정한 얼굴로 칼을 휘두르는 엽기녀, 미나를 미워할 수 없게끔 만든다. 특히 '박용우표 코미디'라고 할만큼 박용우의 시니컬한 표정연기와 속사포 대사는 단연 발군이다. 전형성에 벗어난 이야기와 캐릭터 그리고 로맨스, 코미디, 스릴러를 잘 버물린 감독의 연출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웃다가도 불현듯 섬뜩해지고 끝내 귀여워지는 영화이다.

싸이더스FNH와 MBC 프로덕션이 공동제작하는 HD 영화시리즈 중 한 편인 <달콤, 살벌한 연인>은 CJ엔터테인먼트을 통해 오는 4월 6일 개봉된다.

2006.03.21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