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감동 판타지

영화 <인어공주>는 병든 아버지를 찾아 나선 딸 나영(전도연 분)이 우연히 스무 살 시절의 엄마 연순(전도연 분)이 사는 세계로 빠져들면서 엄마와 아빠 진국(박해일 분)의 순순했던 첫사랑을 지켜보게 되고 서서히 현재의 억척스러운 엄마 연순(고두심 분)과 나약한 아빠를 이해해 간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영화는 힘든 현실에서 벗어나 엄마의 과거 속 첫사랑에 빠져들게 되는 판타지 체험을 통해 단순히 과거에 대한 향수가 아닌 일상에서 잊고 살아가는 가족에 대한 이해와 사랑을 일깨워주고 있다. 아름다운 섬마을의 풍경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따뜻하고 순수한 인물들의 풋풋한 사랑이야기는 현실과 판타지가 교차하며 미묘한 울림을 준다. 현재와 과거를 유연하게 넘나드는 감독의 매끄러운 연출력과 평범한 사람들의 숨어있는 특별한 감정을 촉촉한 감성으로 끄집어내는 감독의 섬세함이 돋보인다. 여기에 전도연과 박해일의 순박한 연기와 억척스러운 엄마 연기를 완벽하게 선보인 고두심의 열연으로 시종일관 유쾌한 웃음과 함께 잔잔한 감동을 선사한다. 이밖에 다양한 트로트를 부르는 강동우군의 의외의 노래실력과 신비로운 수중촬영 장면은 솔솔한 재미와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나우필름의 창립작품인 <인어공주>는 CJ엔터테인먼트의 배급을 통해 오는 6월 30일 헐리웃 블록버스터 <스파이더맨 2>와 한판 대결을 벌인다.

2004.06.09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