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 코미디'에서 벗어나지 못한 오락영화

영화 <나두야 간다>는 무능한 삼류 소설가 동화(정준호 분)가 로맨티스트 조폭보스 만철(손창민 분)의 자서전을 대필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와 점차 두 남자의 인생이 바뀌어 가는 과정을 코믹하게 그려낸 작품으로 뻔한 스토리를 희화화된 캐릭터와 사건을 중심으로 웃음을 유발한다. 여기에 신인답지 않은 감독의 매끄러운 극 전개와 배우들의 안정되고 맛깔스런 코믹 연기가 오락영화로서 충분조건을 갖추게 한다.

반면 기존의 뻔한 폭력과 말장난에 의존한 '조폭 코미디'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두 사람의 인생이 뒤바뀌는 과정도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순수했던 동화가 점차 속물로 변해가는 모습은 관객들에게 연민과 동정을 불러일으키지만 자신의 삶의 소중함을 돌아보지 않은 채 허무하게 조폭이 되어버린 영화의 결말은 관객들에게 유쾌한 웃음과 감동까지는 끄집어내지 못한다.

<청풍명월>의 화이트리 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하고 롯데시네마가 첫 배급하는 작품 <나두야 간다>는 오는 6월 25일 개봉할 예정이다.

2004.06.02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