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지위가 뒤바뀐 두 동창생의 대결과 우정

차승원·유해진 코믹 콤비의 <이장과 군수>는 충청도 한 산골마을을 배경으로 어린 시절 반장을 도맡아 하던 노총각 춘삼과 만년 부반장만 하던 친구 대규가 20년 후 이장과 군수라는 뒤바뀐 위치로 재회하면서 벌어지는 대결과 우정을 코믹하게 그린다. 웃음으로 시작해 감동으로 마무리 짓는 ‘장규성표 휴먼코미디’에 '차승원표 코미디'가 어울러진 작품. 사회적 위치가 뒤바뀐 두 남자의 자존심 대결과 두 배우의 역할 바꾸기라는 설정, 그리고 차승원·유해진 콤비의 코믹연기가 웃음을 자아낸다. 특히 차승원의 코믹연기는 일품이다. 하지만 두 남자와 관련된 에피소드는 그다지 풍부하거나 흥미롭게 전개되지 못하며 중반부터는 우월감과 열등감에 사로잡힌 춘삼에게만 집중돼 재미가 크게 반감된다. 방폐장 유치를 둘러싼 지역 토착 재력가와 공무원, 토착언론 비리 등 사회문제를 건드리고 있지만 이를 날카롭게 풍자하지도 못한다. 어차피 도식적인 결말(춘삼이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화해하고 우정을 회복한다)을 피할 수 없다고 치더라도 너무 싱겁게, 짜임새 있게 풀어내지 못한 점은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영화 <이장과 군수>는 12세 관람가로 3월 22일 개봉한다.

2007.3.16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