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니콜라스 케이지 분)와 프랭크(샘 록웰)는 전문 사기꾼. 요즘 두 사람의 주력 판매 상품은 정수기다. 해외 여행권, 보석, 자동차 등의 가짜 경품을 미끼로 싸구려 정수기를 10배도 넘는 가격에 팔아치우는 것. 게다가 그들의 범행 대상은 주로 세상 물정에 어두운 노인들이나 일확천금을 꿈꾸는 서민층이다. 둘은 이 사람, 저 사람에게서 수백수천 달러씩 뜯으며 돈독한 동업관계(또는 스승과 제자)를 유지해간다. 그러나 정작 로이의 사생활은 행복하지 않다. 다분히 죄책감에서 출발했을 강박증과 대인 기피증, 광장 공포증 등 다양한 신경질환을 앓고 있으며, 일이 없을 때에는 소독 냄새 진동하는 집안에 틀어박혀 지낸다.

로이의 증세는 날이 갈수록 악화되어 이젠 '영업'에까지 지장을 미칠 정도가 되자 프랭크는 극단의 처방을 내린다. '용한' 정신과 의사 클라인 박사를 로이에게 추천. 처방전만 건네주던 이전 주치의와는 달리, 클라인 박사는 닫혀진 로이의 마음을 열어보려 시도한다. 그 와중에 로이는 자신에게 딸이 있다는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된다. 임신한 상태에서 이혼한 전처가 딸을 낳아 길러왔던 것이다. 이미 14살의 소녀로 훌쩍 커버린 딸 안젤라의 출현은 소심하고 강박적인 아버지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놓는다. 처음엔 혼란스럽기만 하던 로이는 점차 안젤라에게 강한 부성애를 느끼게 된다.

한창 호기심 많은 안젤라는 로이에게 '영업' 기술을 가르쳐 달라 조르고, 끈질긴 딸의 요구를 견디다 못한 로이는 할 수없이 한수 가르쳐주는데, 놀랍게도 안젤라는 그 분야에 뛰어난 재능을 보여준다. 한편으론 걱정되면서도 또 한편으론 은근히 뿌듯한 로이.

재미를 느낀 안젤라는 로이가 모처럼 잡은 대박 사기 껀수에 동참하고, 이로 인해 로이의 인생은 뜻밖의 반전을 겪게 되는데...

1979년 '에이리언', 1982년 '블레이드 러너' 1991년 '델마와 루이스' 2000년 '글래디에이터' 2001년 '블랙호크 다운' 그리고…2003년 '매치스틱 맨'에 이르기까지… 거장 리들리 스콧 감독의 끊임없는 도전과 기발한 상상력의 한계는 없다!!

1995년 '라스베가스를 떠나며', 1996년 '더 록' 1997년 '페이스 오프' '콘 에어' 1998년 '시티 오브 엔젤' 2000년 '식스티 세컨즈' 2001년 '윈드 토커' 그리고…2003년 '매치스틱 맨'에 이르기까지… 아카데미 수상 배우 니콜라스 케이지의 화려한 변신술!!

아카데미 사상 최고의 액션 대작 <글래디에이터>를 만든 리들리 스콧 감독이 수많은 차기작의 유혹을 뿌리치고 선택한 작품 <매치스틱 맨>. 액션 블럭버스터로부터 스릴러, 감동 드라마까지 장르를 넘나들며 스타성과 함께 뛰어난 연기력을 인정받고 있는 배우 니콜라스 케이지가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 영화 <매치스틱 맨>은 결벽증 사기꾼과 어느날 갑자기 나타난 14살 딸의 이야기.

리들리 스콧이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보다도 "번뜩이는 재치와 허를 찌르는 유머가 돋보이는 시나리오" 때문이라고 한다. 그의 아낌없는 찬사를 얻은 시나리오 작가 테드 그리핀과 니콜라스 그리핀 형제는 이미 <오션스 일레븐>을 통해 평단과 관객으로부터 별다섯개의 영광을 얻은 바 있다. 절묘하고 리드미컬하게 대비되는 캐릭터 묘사와 예측할 수 없는 반전 속에 쿨한 감동까지 전해주는 드라마 구성은 이들 형제를 확실한 베스트셀러 작가 대열에 올려놓았다. 감독, 배우, 작가 등 현재 할리우드 최고의 히트 메이커로 꼽히는 이들 환상의 드림팀이 만든 영화 <매치스틱 맨>은 올 가을 최고의 엔터테인먼트를 선사할 것이다.

니콜라스 케이지가 연기하는 사기꾼 로이는 사무실 전화기를 매일 아침 '꼭' 소독해야만 하고, 속옷과 양말은 한치의 오차도 없이 차곡차곡 정리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결벽증 환자. 주식은 참치 캔. 식기가 더러워지는 것을 지나치게 염려한 나머지 캔을 따면 절대로 그릇에 옮겨 담지 않고 통째로 먹는다. 하지만, 사기업(?)에 몰두할 때만큼은 결벽증도 잊고, 가히 예술의 경지에 오를 만큼 수완을 발휘한다. 그런 로이 앞에 어느날 불쑥, 14살 소녀 안젤라가 찾아온다. 이혼할 당시, 임신 중이던 전처가 낳은 딸이라는 그녀가 먼지 한 점 없는 로이의 집 카펫을 신발을 신은 채로 밟은 순간부터, 그의 인생은 이상한 방향으로 튀기 시작한다. 게다가 "아빠가 하는 일, 나도 해보고 싶어!"라는 딸의 간절한 부탁에 마침내 자신만의 노하우를 전수하는 로이. 안젤라 역은 미셸 파이퍼, 르네 젤위거와 공연한 작품 <화이트 올랜더>에서 당당히 주연을 맡아 열연한 앨리슨 로만. 로이의 파트너 프랭크 역에 <컨페션>으로 베를린 영화제 남우 주연상을 수상한 샘 록웰이 출연, 니콜라스 케이지와 연기 앙상블을 펼친다.

매번 문을 여닫을 때에 꼭 하나둘셋을 세며 확인해야 하고, 집안의 물건은 자그마한 것 하나라도 흐트러짐이 없어야 하며, 카펫에는 먼지 하나 떨어져 있어서도 안되는 극도로 예민한 강박증 환자 로이 역의 니콜라스 케이지. 유머 감각이 뛰어나 은근히 웃기는 배우로 유명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제작진이 로이 역에 그를 선택한 더 큰 이유는 보는 이의 연민을 자아내는 탁월한 내면 연기 때문이다. "니콜라스 케이지는 자신이 맡은 역에서 늘 복합적인 캐릭터를 창조해낸다. 연민, 페이소스, 그리고 어떤 '힘'까지 두루 느끼게 하는..." 스콧 감독의 평이다.

처음 감독과 함께 한 시나리오 회의 이후, 니콜라스는 극중에서 다뤄지는 주인공의 강박증세와 공포증세를 가급적 희화화하거나 왜곡시키지 말자고 제의했고, 감독 역시 이에 동감했다. 그러나 그 안에서 어떤 웃음을 표출해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로이의 신경증세는 주로 외롭고 늙은 사람들을 속여 이익을 챙겨야 하는 자기 삶의 방식에 대한 죄의식이 그 밑에 깔려있기 때문에 결코 코믹한 캐릭터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니콜라스는 관객이 그 속에서 유머를 읽을 수 있도록 극을 이끌어간다.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에서 잭 니콜슨이 강박증 환자를 희화하하거나 조롱하지 않고도 보는 이를 웃음짓게 만드는 유머 연기를 훌륭히 소화해낸 것처럼.

"스콧 감독과 나도 그런 연출과 연기를 목표로 이 영화를 만들었다. 유머는 우리 현실 속에 있는 것이니까..." 니콜라스 케이지의 말이다.

어쩌면 타고난 사기꾼의 전형일지 모를 로이의 파트너 프랭크. 그에겐 로이와 달리 죄의식 따윈 전혀 없다. 외모부터가 지나치게 깔끔한 로이와는 정반대로 후줄근한 셔츠에는 늘상 케찹이 묻어있고, 머리는 부스스, 구멍난 양말 사이에서 가끔 악취도 풍긴다. 무엇 하나 로이와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그지만, 의외로 업무에 있어서는 손발이 척척 맞는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푼돈모아 태산'이라는 사업 신조를 갖고 있는 로이에게 반기를 들고, 급기야 백만장자를 표적으로 크게 한탕할 것을 제안한다.

올 베를린 국제 영화제에서 <컨페션>의 인상 깊은 연기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샘 록웰이 프랭크 역을 맡아 선배 니콜라스 케이지에 조금도 뒤지지 않는 열연을 펼친다.

한편, 로이의 14살 짜리 딸 안젤라 역을 맡은 앨리슨 로만. 로만은 작년에 <화이트 올랜더>에서의 호연으로 크게 주목 받은 신예. 제작자 잭 랩키는 젊음의 풋풋함과 성숙함을 함께 갖고 있는 배우라는 점에서 그녀를 캐스팅했다고 한다.

매사에 불안 초조한 아버지와는 달리 느긋하고 제멋대로인 그녀는 14년만에 처음 보는 아버지에게 스스럼 없이 안기며, 심지어는 '사기업'을 '가업'으로 대물림 받으려는 의욕에 넘치기까지...

천방지축 말괄량이인 그녀의 등장으로, 질식할 만큼 완벽하게 정돈되어 있던 로이의 일상은 엉망진창이 되지만, 반면에 그녀의 밝은 미소에 전염된 로이는 잃었던 웃음과 함께 삶에 대한 의욕과 활기를 되찾아간다. 스크린 밖의 관객까지도.

극중 로이는 TV를 갖고 있지 않다. 덕분에 한 손엔 초코 아이스크림 통, 한 손엔 리모콘을 쥐고 소파에 파묻히는 것이 취미인 딸, 안젤라에게 볼멘 소리를 듣는다. 하지만, 대신 턴테이블과 엄청난 양의 LP를 소장하고 있는 로이.그는 요즘 유행하는 요란한 음악 대신 프랭크 시나트라의 나직한 음성과 흘러간 음악을 즐겨 듣는다. 이런 음악 취향은 그가 입는 옷, 집 안의 인테리어와도 일맥 상통한다.

<매치스틱 맨>의 '쿨'하고 미니멀리즘적 취향의 음악은 스콧 감독 영화의 단골 작곡가 한스 짐머가 만들었다. 짐머는 스콧 감독의 전작 <글래디에이터>의 주제곡을 작곡, 여섯번째로 아카데미 후보에 올랐던 영화음악계의 거장.

스콧 감독은 이 영화에 쓸 곡으로 부드럽고 세련된 재즈풍의 곡들을 여럿 짐머에게 추천했는데, 지금은 고전이 된 프랭크 시나트라의 'A SUMMER WIND' 'THIS TOWN', 그리고 바비 다린이 부른 'BEYOND THE SEA' 'THE GOOD LIFE' 등이 그것이다.

소설가 에릭 가르시아가 쓴 소설 'MATCHSTICK MEN'은 출판 계획이 잡히기도 전에 이미 영화화 제의를 받았다. 상상력이 풍부한 공상 소설 'REX' 시리즈로 유명한 작가 가르시아는 제작자 및 시나리오 작가인 테드 그리핀, 션 베일리와 같은 에이전시 소속.

에이전트가 베일리와 그리핀에게 'MATCHSTICK MEN'의 내용을 보여주자, 두 사람은 즉시 영화화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각본을 맡은 그리핀은 이 작품을 컬러판 <페이퍼 문PAPER MOON>이라고 평한다. "이 작품은 딸을 만남으로써 자신을 찾아가는 한 남자의 얘기다. 사기꾼 스토리는 부수적인 설정일 뿐"이라고.

베일리가 제작하고, 그리핀이 제작과 각본을 맡기로 한 후, 그리핀의 형 니콜라스도 합세, 동생과 공동으로 각본을 집필하게 되었다.

"영화 <프레이저FRASER>에서 처럼 형제가 뭔가를 공동 집필하면 서로 치고 받고 싸우기 마련이다. 우린 이런 불상사를 예방하기 위해 각방에서 원고를 썼다"고.

두 사람은 원작의 주제를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영화적으로 이야기를 재구성하는데 많은 힘을 기울였는데, 상황이 주는 유머와 리얼리티가 살아있는 캐릭터가 뿜어내는 독특한 매력은 한층 돋보인다. 그 중에서도 특히, 로이와 프랭크의 사기 행각은 영화가 아닌 재연 드라마 같은 느낌이 들 정도.

"극중 로이나 프랭크처럼 푼돈을 노리는 좀스러운 사기꾼은 영화 <스팅STING>의 주인공들처럼 1930년대에나 존재했을 것으로 흔히들 생각하지만 사실, 요즘도 그런 사기꾼들은 얼마든지 존재한다. 수법은 옛날과 비슷하지만, 차이가 있다면 인터넷과 텔레마케팅 등의 첨단 기술이 동원된다는 것뿐이다."

리들리 스콧 감독은 <글래디에이터><블랙 호크 다운>과 같은 스케일 큰 흥행 대작을 주로 만든 감독이다. 그러나 동시에 <위험한 연인><델마와 루이스>처럼 영화적 아이디어와 내러티브가 강한 영화에서도 강점을 보여왔다.

영국에서 올해 기사 작위를 받은 스콧 감독은 이 작품을 선택하게 된 이유가 뛰어난 시나리오 때문이었다며, "난 작품을 고를 때 직관을 믿는다. 시나리오를 보는 순간, 머리 속에 종소리가 울리면 '바로 이 작품'이라는 확신이 선다. 그외의 다른 면은 제작 과정이 시작된 뒤에 생각한다"고 말한다.

기본적으로 이 작품은 코미디다. 영화 전편에 유머가 흐른다. 그러나 또한 이 작품은 도덕적 가치관에 대한 얘기기도 하다. 등장 인물들의 사기 행각을 통해 그런 주제를 역으로 표현했다는 점이 흥미롭다. 로이와 프랭크 같은 사람들에겐 세탁소에서 만난 평범한 주부에게 사기를 쳐서 몇백달러 갈취한 날이 땡잡은 날이다. 인간 쓰레기까진 아니지만 거의 그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이들의 행동을 합리화할 명분을 굳이 찾아본다면, 범행의 대상이 되는 사람들은 주로 요행을 바라거나 편법을 이용해서 쉽게 몇푼 벌어보려는 사람들이라는 것.

베일리는 이렇게 말한다. "우린 정직하지 못한 사람들에 관한 정직한 영화를 만들었다. 대부분의 할리우드 영화에선 상상을 초월하는 기발한 방법으로 엄청난 거액를 터는 매력적인 대도들이 주인공이지만 이 영화에선 여기저기서 조금씩 남의 돈을 갈취해 먹고 사는 3류 사기꾼들이 주인공이다. 그들은 실제로 우리 삶 속에 존재한다. 그게 바로 현실이다."

2001년 <블랙 호크 다운>으로 아카데미 후보에 세 번째로 올랐으며, 그 바로 전해에는 <글래디에이터>로 동 상 후보에 두 번째로 올랐다. <글래디에이터>는 아카데미 12개 부문 후보에 올라 그 중 5개 상을 수상했고, 골든 글로브, BAFTA상도 휩쓸어, 스콧 감독의 실력과 명성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영국 사우스 쉴즈에서 태어나 런던, 쿰브리아, 웨일즈, 독일 등지에서 성장한 스콧 경은 그후 다시 영국 북동부로 돌아와 웨스트 하틀풀 미술 대학에서 그래픽 디자인과 그림을 공부했고 런던의 로열 예술 아카데미에서 수학했다. 로열 아카데미 재학시절, 첫 영화를 만들었다.

졸업 후, BBC에서 프러덕션 디자이너로 일하다가 자신의 광고 제작사 RSA를 차려 유럽에서 명성을 떨치며 3000여편의 광고를 제작했다. RSA사는 현재도 1급 영화 및 광고 감독들을 거느리고 세계 마케팅 시장에서 선두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가 광고계에서 영화계로 활동 영역을 넓힌 것은 1978년. 나폴레옹 전쟁을 다룬 로 스콧은 칸느 영화제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그의 두 번째 영화는 공상과학 스릴러 <에이리언>이었는데 이 작품은 아카데미 시각효과상을 수상했다.

세 번째 작품 <블레이드 러너>는 지금도 현대 영화 제작의 이정표로 기억되고 있는 영화. 그 후 <위험한 연인> <블랙 레인> <델마와 루이스>등을 만들다가 1995년 동생 토니와 함께 SCOTT FREE PRODUCTIONS를 설립했다.

그 이후 지금까지 만든 영화로는 'WHITE SQUALL' 'G.I. 제인' '한니발' 'CLAY PIGIONS' 'WHERE THE MONEY IS' 'TRIPOLI'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