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수한 할매로 돌아오다!

지난해 3월 개봉, 톱스타도 없이 소재의 독창성과 중견 연기자들의 맛깔스런 연기에 힘입어 전국 300만 관객을 모으며 흥행돌풍을 일으켰던 화제작 ‘마파도’의 속편 <마파도2>는 여운계, 김을동, 김형자, 길혜연 등 엽기 할머니로 분해 스크린을 압도했던 중견 여배우들이 그대로 뭉치고 다섯 할머니에게 혹독한 시련을 당했던 이문식이 다시 등장하는 등 전편의 캐릭터와 주연배우를 유지하되 전편의 주인공이었던 군복무 중인 이정진 대신에는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 ‘사랑은 기적이 필요해’로 주목받은 이규한이, 원조 '욕쟁이 할매' 김수미가 특별출연하는 대신에 그 사촌언니 영광댁으로 중견배우 김지영이 각각 교체 투입됐다. 메가폰도 전편의 추창민 감독 대신에 2003년 <돈텔파파>로 데뷔한 이상훈 감독으로 교체됐다.

전편의 캐릭터를 그대로 살린 <마파도2>는 전편에 이어 이문식이 인생역전을 찾아 들어온 섬이 하필이면 또 '마파도'라는 설정에서 출발한다. 여전히 한탕주의를 꿈꾸며 건수를 찾아다니는 충수(이문식 분)는 재벌회장 박달구(주현 분)의 첫사랑 ‘꽃님이 찾기’라는 ‘미션’을 청탁받게 되고 박달구의 고향인 ‘동백섬’으로 향한다. 우연히 한 배를 타게된 꽃미남 기영(이규한 분)과 충수는 폭풍우에 휘말려 어느 외딴 섬에서 눈을 뜨게 되는데, 하필이면 무시무시한 엽기 할매 5총사가 사는 또 '마파도'인 것. 더욱 강력해진 엽기 할매들에 둘러싸인 충수는 육지에 연락할 방법이 없어 온갖 수모를 당하며 세월을 보내다가 마파도의 옛 이름이 동백섬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작가지망생인 기영의 도움을 받아 할머니들의 첫사랑을 캐기 시작한다.

감독의 말대로 1편은 엽기 할매들에게 온갖 수모를 당하는 두 남자에게 초점을 맞췄다면, 2편은 엽기 할매들의 이야기와 숨겨진 과거에 초점을 맞춘다. 1편과 달리 캐릭터간의 충돌과 대립이 약하고 할매들의 엽기성보다는 구수한 할매들의 모습에 초점을 맞춘 탓에 긴장감과 재미는 떨어지지만 1편과 마찬가지로 중견 배우들의 농익은 연기와 걸쭉한 전라도 욕설, 그리고 이문식의 슬랩스틱 연기가 웃음을 자아낸다. 특히 새로 합류한 중견배우 김지영의 걸출한 연기가 돋보인다. 하지만 이야기 구조는 다소 헐거운 편이고 전개 역시 작위적이어서 재미가 반감된다. 자연스러운 웃음을 끄집어 내지 못한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한편 할매들이 각자 젊은 시절 사진을 보여주는 장면에서는 실제 배우들의 젊은 시절의 사진이 사용되어 닮은 듯 다른 모습이 절로 웃음을 자아낸다.

엽기 할매가 아닌 구수한 할매로 돌아온 <마파도2>는 12세 관람가로 1월 18일 개봉한다.

2007.1.03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