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투적인 신파 멜로

2002년 일본에서 빅 히트한 TBS 방송의 10부작 드라마 '사랑따윈 필요없어, 여름'을 원작으로 한 <사랑따윈 필요없어>은 28억 7천만이라는 엄청난 빚을 떠안은 강남 최고급 클럽의 최고의 호스트 줄리앙(김주혁 분)이 눈이 보이지 않는 대부호의 상속녀 류민(문근영 분)의 재산을 가로채기 위해 가짜 오빠를 하여 접근한다는 내용으로, '사랑따윈 필요없어'라며 마음을 닫고 사랑을 부정하던 두 남녀가 서로에게 공통점을 발견하면서 예기치 못했던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흔들리는 순간을 담았다.

역설적인 제목의 영화는, 청순한 문근영의 매력과 스타일리시한 비주얼로 눈길을 끌지만 영화의 포인트인 두 남녀의 흔들림과 떨림의 순간을 좀더 디테일하게 그려내지 못해 두 남녀의 슬픈 사랑을 공감하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다소 상투적인 스토리도 흠이지만 무엇보다 이 영화의 아쉬움은 배우들의 연기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는 점이다. 문근영은 이번 영화를 통해 보다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멜로 연기와 맹인 연기를 동시에 해내기에는 버거워 보이며 이미지 변신을 꾀한 김주혁의 연기도 그다지 인상적이지 못하다. 사채 청부업자 역할을 맡아 악역으로 변신한 이기영의 모습이 눈에 띈다. <어린신부><댄서의 순정>에 이어 문근영의 흥행파워가 계속 이어질 지 주목된다.

문근영의 첫 성인연기 도전작 <사랑따윈 필요없어>는 오는 11월 9일 개봉한다.

2006.11.03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