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바닥 인생의 거친 사랑이야기

영화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은 섹시하고 당찬 호스티스와 이미 약혼녀가 있음에도 앞뒤 생각 않고 대책 없이 그녀에게 빠져드는 뻔뻔한 남자의 지독한 사랑과 이별을 그린다. 술집에서도 꼴통이라고 소문난 호스트스 연아와 어머니의 갈비집에서 소일하며 별 할 일 없이 친구들과 놀고먹는 게 일과인 백수건달 영운, 장난처럼 시작한 이들의 연애는 보통 여인들의 사랑과는 전혀 다른 거친 욕설과 난투극 속에서 파란만장하게 펼쳐지면서 기묘한 웃음을 선사한다. 섹시하고 매력적인 여자와는 찐한 연애를, 착하고 참한 여자와는 결혼을 하고 싶어하는 남자들의 이중적인 마음을 보여주기 하지만, 그들의 ‘연애 따로, 결혼 따로’ 연애담은 후반 끝이 보이는 뻔한 사랑이야기로 전락하며 힘을 잃는다. <파이란>만큼이나 삼류 인생들을 내세우지만, 디테일과 리얼리티는 다소 떨어져 밑바닥 인생의 거친 사랑이야기가 낯설게 느껴진다. 거침 입담과 욕설까지 선보인 장진영의 변신과 자신에게 꼭 맞는 옷을 입은 듯한 김승우의 연기가 그나마 볼만하다.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은 18세 관람가로 오는 9월 7일 개봉한다.

2006.08.28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