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의 상쾌함, 유쾌함, 통쾌함이 있는 <라이어>

- 톡톡 튀는 애드립이 웃음을 준다

<동갑내기 과외하기>로 520만 명을 불러모은 스타감독 김경형 감독이 이번에도 비장의 카드, 거짓말을 한층 업그레이드된 코미디로 관객을 만나려 왔다. 전작이 인터넷 소설을 원작으로 색다른 영상을 선보여준 영화였다면, 영화 <라이어>는 지금도 대학로에서 공연중인 연극 <라이어: Run for Your Wife>의 원작의 힘을 배우들의 연기와 톡톡 튀는 대사로 만든 영화이다.

평범한 택시기사 정만철(주진모)은 천하의 '구라남편'이다. 결혼하고 싶은 여자인 양명순(서영희)과 사랑하고 싶은 여자 오정애(송선미)의 사이에서 이중생활을 하게 된다. 그러나 하늘도 무심하게 만철의 생일날 신장원을 잡게되는 어이없는 사건으로 만철의 인생은 꼬이기 시작한다. 실수로 잡아버린 현상수범 때문에 현상금보다는 자신의 행복한 아내들에게 진실을 숨기기 위한 만철의 거짓말은 시작된다. 백수친구 노상구(공형진)은 현상금 때문에 만철의 거짓말에 합류하게 된다. 이들을 잡기 위해 몰려드는 경찰 박형사(손현주)와 만철의 말이면 무조건 믿는 김 기자(임현식)는 만철의 거짓말을 뒤죽박죽 만드는데 한 몫을 한다.

<라이어>는 탄탄한 구성에 배우들의 애드립이 왁자지껄한 웃음을 선사해준다. 6명의 각 캐릭터는 순발력 있은 애드립 대사로 한바탕 개그콘서트를 보여준다. 그리고 주진모의 거짓말에 맞장구를 쳐주는 공형진의 대사가 통쾌한 웃음을 잦아내고 몸을 던지며 연기하는 손현주와 임현식의 능청스러운 연기는 유쾌함을 선사한다.

한편, 거짓말쟁이가 맞게 되는 결말이 무엇인가를 말해주는 <라이어>는 영화의 라스트 신에서만 의미를 던 질뿐이다. 뿐만 아니라, 거짓말쟁이의 삶의 동정표를 던지는 억지 눈물까지 흘리게 한다. 가벼운 코미디를 통해 '나는 무엇인가?' 라는 근원적인 질문을 하게 하는 것이 작품의 힘이라고 한다. 그 힘을 찾고싶은 관객들에게 거짓말쟁이의 눈물도 받아들이자는 발언과 함께 말장난 비법만 가르쳐주지는 않을까 심히 걱정이 된다. 그러나 이들의 거짓말이 아슬아슬하고 재미있는 이유가 바로 '정체성이 무엇인가?' 를 보는 이들에게 질문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영화는 마냥 웃고 달려가지만 그 속에서 답을 찾게 해준다. 게다가 이들이 내뱉는 구어체의 욕설은 기존 코미디영화의 관습을 그대로 쫓고있지만, 이런 흠까지 훌쩍 뛰어넘고 있다.

<라이어>는 6명의 캐릭터들이 거짓말 대사로 영화를 완성시킨 영화이다. 연극에서 <라이어>와 영화에서 <라이어>를 비교하는 재미도 느끼게 한다. 거짓말의 묘미를 맛보고 싶다면, <라이어>를 꼭 보기를 추천하고 싶다. 하지만 영화의 매력적인 영상 기대한다면 차라리 연극을 보기를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