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근·황정민의 균형 있는 콤비 코믹 연기

영화 <마지막 늑대>는 범죄없는 강원도 오지의 한 시골파출소로 자원해간 일하기 싫은 서울 형사 최철권(양동근 분)과 그와는 반대로 일을 하고 싶어하는 의욕 넘치는 시골 순경 고정식(황정민 분)이 파출소가 폐쇄위기에 처하자 각자 나름의 이유로 이를 막기 위해 범죄를 일부러 저지르고 만들면서 서로 좌충우돌하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담고 있다.

파출소 폐쇄를 막기 위해 두 경찰이 범죄유치(?)에 몸소 나서게 된다는 엉뚱한 설정과 도시 형사, 시골 형사라는 서로 상반된 캐릭터가 주된 웃음을 끄집어내는 포인트이다. 여기에 각기 독특한 색깔을 가진 두 배우 양동근과 황정민의 균형 있는 콤비 코믹 연기가 극의 활력을 불어넣는다. 곁가지로 전개되는 삼각관계 이야기도 잔잔한 재미를 던져준다.

하지만 영화는 배우들의 코믹한 표정과 몸짓에 의존할 뿐 기본적인 상상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단편적인 에피소드 나열과 단조로운 사건으로 인해 극의 긴장감을 끝까지 이끌어가지 못한다. 공간적인 배경과 엉뚱한 설정을 통해 풋풋하면서 소박한 코미디가 될 수도 있는데도 불구하고 과장된 만화적인 설정과 장치들로 인해 오히려 그저 그런 코미디로 만들고 만다. 또한 종반 3인조 문화재 절도범과 얽히는 사건과 늑대의 출연은 다소 생뚱맞은 느낌마저 들게 하며 지루함마저 들게 한다. 결국 소박한 코미디도 되지 못한 채 개성 있는 두 훌륭한 연기자들의 힘만 빼고 있을 뿐이다.

제네시스 픽쳐스의 창립작품인 <마지막 늑대>는 쇼박스와 풍년상회의 공동배급을 통해 오는 4월 1일 개봉한다.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