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벨>, <퍼시픽림> 등의 할리우드 영화를 통해 전세계적인 배우로 인정받은 키쿠치 린코 주연의 <쿠미코, 더 트레저 헌터>가 2016년 1월 개봉을 확정하고 제목만큼 독특한 메인 포스터를 공개해 커다란 관심을 모으고 있다.

2016년 새해를 여는 최고의 아트버스터 <쿠미코, 더 트레저 헌터>가 1월 개봉을 알리고 보는 순간 작품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메인 포스터를 공개했다. <쿠미코, 더 트레저 헌터>는 코엔형제의 대표작 <파고>(1996)를 본 뒤 미국의 노스 다코타 주 파고에 실제로 돈가방이 묻혀있다고 믿게 된 한 여자가 여행을 떠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작품으로, 제30 회 선댄스영화제에서 심사위원특별상을 수상해 주목을 받았다.

전세계적으로 히트한 <바벨>,<불룸형제 사기단>,<상하이>,<퍼시픽림> 등에 출연하며 일본을 대표하는 최고의 여자 배우인 키쿠치 린코가 주연을 맡아 연민을 불러 일으키는 엉뚱한 몽상가 쿠미코를 연기했다. 이번에 공개한 <쿠미코, 더 트레져 헌터>의 포스터는 살인적인 추위에 부딪힌 쿠미코가 이불에 구멍을 뚫어 망토처럼 뒤집어쓰고 한 손에는 분신과도 같은 토끼 분조를 안고 있는 강렬한 모습을 담았다.

세계적인 시네아스트 베르너 헤어조크 감독이 "매우 아름답고 깊이 있고 감동적"이라고 극찬한 <쿠미코, 더 트레져 헌터>는 이외에도 "선댄스 최고의 작품중 하나", "빼어난 영화, 기묘하고 아름답다", "키쿠치 린코'는 환상적이다" 등 해외 평단의 환호를 받았다. 데이빗, 네이선 젤너 형제 감독의 심리적인 모험 영화로, 가장 무모한 방식으로 꿈을 실현하려는 한 젊은 여자의 이야기가 기묘한 재미를 안겨 준다.

인구 3,500만 명이 바삐 살아가는 대도시 도쿄. 29세의 쿠미코는 고독한 삶을 살고 있다. 장래가 없는 회사 생활과 자신을 모욕하는 상사, 자신 보다 더 젊고 뛰어난 후배들, 끊임없이 잔소리하는 엄마 때문에 스트레스는 극에 달한다. 그러던 어느 날 한 미국 영화에서 어떤 남자가 추운 중서부 황무지에 돈가방을 묻는 것을 보고 그녀의 눈은 난생 처음으로 번뜩인다. 나름의 과학적인 방식으로 직접 만든 보물 지도를 손에 들고, 쿠미코는 태평양을 건너 얼음 덮인 미네소타를 가로질러 자기만의 신화적인 돈을 찾기 위한 장대하고 예측 불가능한 여정을 시작한다.

일본이 낳은 세계적인 배우 키쿠치 린코의 명연기와 선댄스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한 <쿠미코 더 트레져 헌터>는 2016년 1월에 개봉될 예정이다.

<쿠미코, 더 트레져 헌터>의 메인 포스터가 공개되었습니다. 매체 담당자께서는 업데이트 부탁드립니다. (2015.11.27)

코리아필름 편집부

1985년 배우 로버트 레드포드가 설립한 영화제로 미국 유타주 파크 시티에서 처음 시작되어 올해로 31회를 맞은 선댄스 영화제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더 독창적이고 더 진정성 있는 스토리텔링을 소개"하기 위해 매년 열리는 세계 최고의 독립영화 축제다. '독창성' 있고 '모험'적인 작품들을 사랑하는 선댄스 영화제는 전세계 진취적인 관객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젤너 형제는 10년에 걸쳐 여러 장, 단편 영화를 출품해 사랑 받아왔기에 선댄스 영화제와는 인연이 깊다. 그들의 신작 <쿠미코, 더 트레져헌터>는 최고의 영예 중 하나인 제 30회 선댄스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 후보에 올랐으며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해 그 신선한 전개와 완성도를 인정받았다.

이외에도 라스팔마스 영화제에서는 심사위원 특별상과 심사위원특별언급상, 관객상을 휩쓸며 최고의 화제작에 올랐으며, 판타지아 필름 페스티벌에서는 심사위원상을, 트랜스아틀랜틱 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과 관객상, 리틀락 필름 페스티벌에서 최우수영화상을, 녹턴 필름 페스티벌에서 각본상을, 토론토 애프터 다크 필름 페스티벌에서 가장 독창적인 영화상을 수상했다. 또한 시드니 필름 페스티벌 최우수상,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WSX) 관객상, 인디펜던트 스피릿 어워드에서 감독상, 덴버 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상 후보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쿠미코, 더 트레져 헌터>에는 이제껏 만나본 적 없는 가장 독특한 여성 프로타고니스트 쿠미코가 등장한다. 갈색 토끼 '분조'와 함께 살 뿐 누구와도 만나고 싶어하지 않는 쿠미코는 한 번도 무언가에 열정을 느껴본 일이 없으며 권태로운 삶에서 스스로를 고립시킨 채 살아가는 29세 여성이다. 틈만 나면 결혼을 강요하는 엄마, 미래가 보이지 않는 회사일, 고독하고 무료한 삶에 그녀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복수는 자신을 무시하는 상사의 차(茶)에 침을 뱉는 것이다. 하지만 우연히 들어간 동굴에서 영화 <파고>의 비디오 테이프를 발견한 후 쿠미코의 내면에 일대 변화가 일어난다.

영화의 나머지 절반은 쿠미코가 회사 법인 카드를 훔쳐 떠난 미네소타 주에서 펼쳐진다. 일본과 미국으로 분절된 영화에 일관성을 부여하는 것은 할리우드에 진출한 일본 배우 키쿠치 린코의 놀라운 연기다. 단어 몇 개를 더듬거리며 나열할 뿐인 영어 실력에다 애초에 사람을 기피하는 성격인 쿠미코는 표현하기에 더없이 까다로운 배역으로, 표정의 변화와 작은 몸짓만으로 긴장감을 부여하고 관객들을 완전히 몰입시킨다. <쿠미코, 더 트레져 헌터>를 이루는 거의 모든 컷이 쿠미코의 모습을 담고 있으며, 그녀를 둘러싼 세계는 객관적인 세계가 아닌 쿠미코가 세밀하게 감각하고 생각하는 세계다.

구마키리 감독의 〈하늘의 구멍〉, 그리고 아사노 타다노부가 감독한 〈토리〉에서 강렬한 연기를 보여주며 가능성을 보여준 키쿠치 린코는 2004년 칸 영화제에 초청된 이시이 가츠히토 감독의 〈녹차의 맛〉에 출연하며 전세계로부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키쿠치는 칸 영화제에서 감독상(알레한드로 곤잘레서 이냐리투), 골든 글러브에서 작품상을 수상한 2006년작 <바벨>에 출연하며 일약 해외의 러브콜을 받게 되었다. 특히 <바벨>에서 놀라운 연기를 보여줘 오스카와 골든 글러브에서 모두 여우조연상에 노미네이트되는 영예를 안았다. 이후 레이첼 와이즈, 마크 러팔로, 애드리언 브로디와 함께 연기한 <블룸 형제 사기단>에서 다시 한 번 뛰어난 연기력을 입증했으며, <1408>의 미하엘 하프스트롬이 연출한 <상하이>, 무라카미 하루키 원작에 트란 안 홍이 연출한 <상실의 시대>에서도 활약했다. 2013년에는 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한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SF영화 <퍼시픽 림>에 출연해 국제적으로 주목받았다. 이외에도 키아누 리브스, 아사노 타다노부와 연기한 <47 로닌>, 줄리엣 비노쉬, 윌렘 데포와 함께 출연한 <노바디 원츠 더 나잇> 등을 통해 다시 한번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쿠미코, 더 트레져 헌터>가 시작되고 45분경이 지나면 "더 뉴 월드"(the New World)라는 소제목이 화면을 가득 채우고 영화의 배경은 쿠미코의 엉뚱한 모험을 따라 일본에서 미국으로 이동한다. '뉴 월드'라는 소제목 자체도 단순히 장소의 변화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현실도피적 성향이 강한 쿠미코가 영화 <파고>를 보고 나름대로 해석한 세계를 말하는 것이다. 하지만 영어를 잘 하지 못하는데다 파고에 가려는 집념으로만 가득찬 쿠미코는 미네소타에 도착해서 종교단체에 붙들리는가 한편, 사람들의 호의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파고!'라는 지명만 연발한다.

따라서 <쿠미코, 더 트레져 헌터>의 배경은 이 소제목을 기점으로 일본과 미국으로 나뉜다. 일본 부분을 쿠미코로 하여금 미국으로 떠날 결심을 하게 하는 과정으로 보더라도 마치 두 편의 영화를 합쳐놓은 듯한 느낌을 준다. 본격적인 여행이 시작되는 미국 부분이 일본 부분보다 좀 더 길다.

일본과 미국이 실제로 매우 먼 거리에 있는 만큼이나 갑작스러운 장소의 전환은 이질감을 준다. 황량한 미국 땅에서 표류하는 한 명의 일본인과 영화 <파고>의 내용을 실제로 믿고 얼음 덮인 파고에 도달하려는 이해하기 어려운 여정은 적은 대사로도 소외감과 외로움을 자아낸다. 영화 외적으로도, 호주 출신인 젤너 형제의 각본, 연출과 일본 배우들의 연기가 뒤섞이는 부분은 의도적인 불균질함이 배어 나온다. 지난 10년간 선댄스 영화제를 비롯한 해외 영화제에 모험적인 작품들을 출품하며 독창성을 인정받아온 젤너 형제 감독은 이렇게 인물의 모호한 내면과 독특한 지역성을 결합시킴으로써 이제껏 영화에서 만나본 적 없던 복합적인 고독함을 탄생시켰다.

영화를 보러 간다는 것은 이야기를 보러 가는 것이다.(크리스티앙 메츠) <쿠미코 더 트레져 헌터>의 주인공 쿠미코가 영화 <파고>를 있는 그대로 믿어버린다는 설정은 자기반영적일 뿐 아니라 더 넓은 범위로 나아가 스토리 자체의 위력에 대해 고찰하게 한다. 우리는 영화관에 앉아 몰입과 빠져나오기를 반복한다. 꾸며낸 이야기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어느 순간에는 그 사실을 잊고 울고 웃는다. 따라서 쿠미코의 이야기는 허무맹랑한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을 극단까지 밀어붙인 것이다. 우리는 매일 소설을 읽고 영화관에 가고 TV를 보며 친구와 대화를 하면서 이야기에 사로잡힌다. 심지어 자신과 타인의 인생을, 그리고 역사와 미래도 스토리의 형태로 이해한다. 전세계 영화 관련 학과의 필독서가 된 책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의 저자인 로버트 맥키가 적절히 지적했듯, "스토리는 본능이다".

『스토리텔링 애니멀』을 쓴 조너선 갓셜은 인간이 이야기라면 사족을 못쓰게 된 이유에 대해 이야기가 복잡하고 어려운 사회적 삶을 헤쳐나가도록 직접적인 도움을 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소설을 많이 읽는 사람일수록 타인에 공감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야기는 감정적 반응을 유도할 뿐만 아니라 이성적 사고를 변화시키는 것이다. 반면 영화 <파고> 때문에 척박한 미네소타 주 파고에 발을 들이고 자신의 생존을 위협시키는 쿠미코는 이야기의 이로움이 아닌, 이야기의 위험성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그럼으로써 더욱 위력적으로 이야기의 힘을 설득시킨다. 사실 쿠미코가 도서관 경비원에게 미국에 보물이 묻혀 있다는 것을 "미국 영화에서" 봤다고 말하는 장면에서 알 수 있듯, 그녀는 <파고>가 영화라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다. 그런데도 그토록 강한 현실감을 느낀 심리적 이유를 찾는 것은 관객 각자의 몫이다.

이야기의 위력이란 다시 말해 이야기에 실제감을 부여하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이다. 코엔 형제는 <파고>의 첫머리에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입니다. 이 사건은 1987년 미네소타 주에서 발생했습니다. 생존자들의 요청에 따라 가명을 사용했지만 사망한 이들을 존중하기 위해 나머지 부분은 진실만을 묘사했습니다"라는 자막을 넣었다. 코엔 형제의 장난은 일대 센세이션을 일으켜 fargo의 구글 연관검색어는 아직까지 'fargo true story', 'fargo true story or not'이며, <파고>가 정말 실화를 바탕으로 했는지에 대한 해외 칼럼을 수두룩하게 찾아볼 수 있다. 2014년부터 현재 2시즌까지 방영 중인 미국드라마 <파고> 역시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코엔 형제의 자막을 차용하고 있다.

코엔 형제는 이 대형 장난 때문에 기자들의 질문을 엄청나게 많이 받았다. 에단과 조엘은 그때마다 다른 답변을 하곤 했지만 언젠가 에단은 '관객들이 받아들이지 못할 내용도 실화라고 하면 더 받아들일 것 같아서 그랬다'는 식의 말을 한 적이 있다. 사실은 실화가 아닌 이야기를 실화라고 속이는 장난이 가능하다는 것은, 이야기의 현실성이란 이야기의 속성으로서 이미 내재돼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실화든 아니든, 내용이 허무맹랑하든 극히 사실적이든, 이야기의 텍스트와 서브텍스트가 맞물려 진행되면 될수록 관객/독자는 현실로부터 떨어져 나와 이야기에 몰입하게 된다.

쿠미코는 해변에 있는 동굴에 들어갔다가 우연히 낡은 영화 <파고> 비디오테이프를 손에 넣는다. 그러고는 칼 쇼월터(스티브 부세미 분)가 돈가방을 눈 덮인 파고에 묻는 장면을 보고 또 본다. 너무 많이 봐서 마침내 테이프가 늘어지자 쿠미코는 테이프를 가차없이 잡아당겨 변기에 버리고 손쉽게 <파고> DVD를 산 다음 고화질의 <파고>에 다시 몰두한다.

마치 얼마든지 복제 가능한 영화 매체의 속성을 모독하는 듯한 이 장면 외에도 쿠미코가 무모한 여행을 준비하고, 마침내 도착기까지 모든 여정은 갖가지 디테일로 가득차 있다. 옥토퍼스 프로젝트의 몽환적이고 표류하는 듯한 음악은 선댄스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을 안겨줬을 만큼 강렬했으며, 플레이리스트의 로드리고 페레즈가 "션 포터가 선댄스영화제 촬영상을 받았어도 놀랍지 않을 것이다"고 평했을 만큼 탁월한 미술과 촬영이 돋보이는 비주얼이다.

한편 쿠미코가 그토록 비디오 테이프를 돌려본 이유는 '보물지도'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그녀는 TV 화면과 지도의 축척을 고려해 가며 자기 나름대로의 과학적인 방법으로 보물지도를 만들고, 헤지지 않도록 튼튼하게 천에 수를 놓는다. 지도가 완성되자 유일한 친구였던 토끼 '분조'를 방생하기 위해 데리고 나간다. 애통한 마음으로 토끼를 내려놓았지만 가버리지 않자, 쿠미코는 "분조! 자유야 자유라고!"라며 고래고래 소리침으로써 토끼가 아닌 그녀야말로 부자유스러운 심리에 놓여 있음을 부각시킨다.

재미있는 디테일과 허를 찌르는 대사는 쿠미코가 미네소타에 도착하고 나서 한술 더 뜬다. 황량한 도로를 달리던 중 버스기사는 갑자기 손목 터널 증후군을 호소하며 운전대를 놓는다. 쿠미코가 멋대로 들고온 회사 법인카드의 결제가 마침내 정지되었을 때 모텔 주인이 카드를 긁고, 또 긁는 장면은 고통스러울 정도로 세심하게 묘사돼 웃음을 안겨 준다. 쿠미코에게 진심 어린 호의를 보여주는 경찰관은 중국 식당 주인에게 통역을 부탁하지만 중국인과 일본인 사이에도 언어가 달라 소용없다는 사실에 좌절하는 장면에서는 폭소가 터진다.

이처럼 <쿠미코, 더 트레져 헌터>는 내용과 형식이 일치하는 영화다. 묘사가 자세하면 자세할수록 우리는 쿠미코가 하려는 것이 여행이기보다 아무도 이해할 수 없는 목표에 대한 강한 믿음을 갖고 추구하는 순례에 가깝다는 것을 알게 된다. 만나본 적 없는 독특한 스타일과 디테일은 기이한 즐거움을 준다. 스스로 만든 미로에 들어간 쿠미코가 반복해서 소통에 실패하고 코너에 몰리는 과정을 쫓다 보면 어느 순간 관객은 완전히 몰입하게 된다.

<쿠미코, 더 트레져 헌터>는 명백히 코엔 형제의 1996년작 <파고>와 관련 깊은 영화다. <파고>는 중심 소재이며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입니다"라는 자막을 그 영화의 화면에서 가져와 합성해 넣기까지 했다. <파고>에 나오는 미국 신화의 주인공들인 '폴 부니언'과 '푸른 소 베브'의 동상은 <쿠미코, 더 트레져 헌터>에도 언급된다.(정작 두 영화의 촬영지는 파고가 아니라는 사실까지 닮았다) 엄청난 아이러니와 씁쓸한 유머도 코엔 형제를 연상시키며 무엇보다도 데이빗, 네이선 젤너도 조엘, 에단 코엔처럼 형제 감독이다.

그런데 <쿠미코, 더 트레져 헌터>의 도입부에 나오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입니다"라는 자막은 <파고>보다는 진실성이 있는 모양이다. 2001년 도쿄에 사는 토니시 타카코라는 여성이 미네소타 주 북부에서 시체로 발견된 도시 괴담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 전해지는 내용에 따르면 부검 결과 정확한 사인은 파악할 수 없었지만 그녀의 몸에서 여러 종류의 약 성분이 검출됐다고 한다. 또한 한 경찰관의 증언으로는 생전에 토니시와 이야기를 나눴는데, <파고>에서 본 돈가방을 찾는다고 말했고, 경찰관은 그 영화는 픽션이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언어가 잘 통하지 않았다. 또한 토니시가 자살하겠다는 편지를 가족에게 보냈음이 후에 드러났다고도 한다. 평소 "새로운 세계로 가서 부를 찾는 내용을 좋아한다"고 밝힌 젤너 형제는 이 짤막한 이야기에 호기심을 느끼고 풍성해지도록 온갖 디테일을 더하고 살을 붙였다.

따라서 태생부터 <파고>와 연관되어 있긴 하지만, 그 이외에는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 등과 함께 뉴 저먼 시네마를 이끈 시네아스트 베르너 헤어조크의 색채가 더 강하게 느껴진다(한편 헤어조크는 <쿠미코, 더 트레져 헌터>에 대해, "매우 아름답고, 깊이 있고, 감동적이다"A Very Beautiful, deep, and touching film이라고 평가했다). 쓸쓸하고 고립되어 표류하는 삶을 살아가며 비현실적인 목표를 추구하는 주인공을 헤어조크의 영화 속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 주인공들은 대부분 상처를 입었고, 이들의 행동은 기이하다. 또한 인디와이어의 에릭 콘이 알맞게 언급했듯 <쿠미코, 더 트레져 헌터>의 책임 프로듀서 중 한명인 영화감독 알렉산더 페인의 영향 역시 찾아볼 수 있다. 의기소침한 주인공의 우스꽝스러운 목표에서 나오는 블랙 코미디는 페인의 작품 대부분에서 공통되는 속성이다.

1981년 1월 6일에 가나가와에서 태어났다. 15세에 본명 키쿠치 유리코로 모델과 연기를 시작했으나 2004년 5월에 린코라는 예명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1999년 신도 가네토 감독의 〈살고 싶어〉로 데뷔한 이후 10여개의 영화와 광고에 출연했다. 구마키리 감독의 〈하늘의 구멍〉(2002), 그리고 아사노 타다노부가 감독한 〈토리〉(2004)에서 강렬한 연기를 보여주었으며 2004년 칸 영화제에 초청된 이시이 가츠히토 감독의 〈녹차의 맛〉에 출연하기도 했다. 또 이시이 가츠히토, 슈니치로 미키, 아니키가 감독한 〈나이스의 숲-퍼스트 컨택트〉에서는 학급반장으로 출연해 코믹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미국 진출 첫 작품인 〈바벨〉에서 놀라운 연기로 골든글로브에 이어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부문에 노미네이트되는 등 전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Filmography_<이키타이>, <하늘의 구멍>, <녹차의 맛>, <바벨>, <블룸 형제 사기단>, <센티미엔토: 사랑의 감각>, <상실의 시대>, <상아이>, <퍼시픽 림>, <쿠미코, 더 트레져 헌터> 외

최근 독립영화에서 가장 독특한 색깔과 독창적인 목소리를 지닌 형제 감독으로, 텍사스 지역에서 주로 활동한다. 지난 10년 동안 각본, 제작, 연출, 출연한 여러 장, 단편 영화들은 수많은 영화제에 신선한 충격을 선사하며 환호를 받았다.

첫 번째 장편영화인 <골리앗>은 2008년 선댄스에서 프리미어 상영되었다. 이 영화에서 데이빗 젤너는 고양이를 잃어버린 후 삶이 꼬여버린 무기력한 30세 남자를 연기했다. <키드-씽>은 시드니 아귀레와 수잔 타이렐이 주연한 우화 같은 장편영화로, 2012년 선댄스에서 프리미어 상영됐으며 여러 영화제의 초청이 잇따랐다. 제62 회 베를린 영화제는 이 작품을 인터내셔널 프리미어로 초청했고, 2012년 고담 어워드 후보에 올랐다. 2012년 부에노스아이레스 영화제는 젤너 감독의 회고전을 열기도 했다. <키드-씽>은 이외에도 에딘버러 국제영화제, SXSW 등에 노미네이트 됐으며 미국과 해외 여러 국가에서 개봉되었다. 최신작 <쿠미코 더 트레져 헌터>는 2014년 선댄스 U.S. 드라마 장르 경쟁 부문에서 프리미어 상영되어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했다.

젤너 형제는 작품 대부분을 홈페이지(zellnerbros.com)에 공개하고 있다.

Filmography_<골리앗>, <키드-씽>, <쿠미코, 더 트레져 헌터>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