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로맨틱코메디...

생소한 제목의 아이언팜.
차인표, 김윤진, 박광정의 기대되는 시너지효과.
시나리오에 능한 육상효 감독.
LA 올 로케이션.

위에 열거한 사실만으로도 기대되는 영화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차인표가 들고있는 밥솥의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그렇게 뜨겁지도, 옹골차지도 않은...그저 미적지근할 뿐이다.

차인표의 노력하는 모습은 보기 좋지만, 캐릭터에 녹아나지 못하고 겉도는 김윤진의 연기와 답습하는 듯한 박광정의 캐릭터는 박광정의 친근한 연기에도 불구하고 아쉬움을 떨치기 어렵다.
그리고 해외 올 로케이션이 주는 시각적, 감성적 혜택을 누리지 못한 화면도 답답함을 배가시킨다. 무엇보다도...참신한 아이디어가 주축을 이루던 시나리오는 영화가 흐를수록 평범한 로맨틱코메디의 범주를 넘지 못하고 범작에 머물고 마는 우를 범한다.

기대가 큰 만큼 실망스럽지만...그래도 왠만한 로맨틱코메디의 위용은 갖추고 있다.
그저 편하게 보기엔 부담 없는 영화로서...차인표의 조금은 색다른 모습과 박광정이 선사하는 유쾌함은 드라마를 지탱하는 힘으로 작용한다.

사랑하는 여인을 잊지 못하고 혈혈단신 LA로 향하는 남자와 LA에서 '소주BAR'의 소망을 키우는 여자라는 참신한 소재도 눈에 띄고, 두 명의 남자가 한 여인을 두고 삼일씩 데이트를 한다는 설정도 좋지만...시나리오는 참신함을 옮기는 과정에서 평범함으로 변색되는 과정을 피하지 못한다...참신함이 제대로 유지 됐다면 새로운 로맨틱코메디의 등장도 어렵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래도 편안한 로맨틱코메디를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나쁘지 않은 영화임에는 두말할 필요가 없겠다.

코리아필름 정조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