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eview
- < <엑소시즘> vs <엑소시스트 2000>
> |
정통 오컬트 영화 <엑소시즘>과 <엑소시스트 2000> 피할 수 없는 대결!
2001년 오컬트 스릴러의 선풍을 몰고온 영화 <엑소시즘>. <라이언 일병 구하기><쉰들러 리스트>로 2회 연속 아카데미
촬영상을 수상한 야누스 카민스키 감독의 작품으로, 촬영중 스텝 몇 명이
진짜 악마의 영혼을 경험했고, 전미 개봉시 영화의 '엑소시즘 의식'에 반발한 네티즌들의 집중 화살을 받았던 논란의 영화.
5월 12일 개봉을 앞두고 73년 개봉돼 전세계적으로‘엑소시스트 컬트'를 일으켰던 오리지널 <엑소시스트>의 디렉터스 버전인
<엑소시스트2000>와의 정면 대결을 피할 수 없어 극장가 큰 이슈가 되고 있다.
공교롭게도 제목이 비슷하지만 두영화는 전혀 다른 영화!
<엑소시즘>은 맥 라이언이 제작자로 또다시 변신, <처음 만나는 자유>의
위노나 라이더가 <개와 고양이에 관한 진실><씬 레드 라인>의 벤
채플린과 열연한 신작 오컬트. 신앙의 힘을 굳건히 믿는 여리고도 슬픈 감성의 '마야'(위노나 라이더)는 일가족을
살해한 연쇄살인마-헨리 버드슨을 구원하기 위한 '엑소시즘 의식'의 조력자로 참여, 그를 구원하는데 실패하지만 버드슨이
마지막으로 써놓은 숫자암호를 해독, 그 암호가 '피터 켈슨'(벤 채플린)는 사실을 알아낸다. 명석한 두뇌, 부와 명성을
거머쥔 매력적인 범죄소설가, 무신론자이기도 한 그는 이제 막 성공의 문턱에 들어섰지만 '마야'를 통해 자신의 존재에 관한
의문을 품는다.
모든 이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는 카리스마 강한 그에게도 내면적으로는 공허함이 있어, 악마가 소유하고자 하는 강력한 영혼의 목표물이 된다. <엑소시즘>은 현대 도시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심리와도 무관하지 않은데, 블루, 그레이톤의 세련된 영상 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차츰 악마로 변해가는 한 남자의 일상을 리얼하게 묘사한다. 도시의 음울함을 한껏 살려 인간 본연의 내재적 선과 악을 포스트모던한 스릴러 형식으로 묘사한 <엑소시즘>이 全美에 개봉됐을 때는 바로 13일의 금요일. 따라서 개봉날짜와 부합되는 관객몰이에 적중했다
그런데 개봉날 우연찮게도 73년도작 <엑소시스트>가 재개봉돼, 13일의 금요일이라는 개봉일에 <엑소시즘>과 <엑소시스트>의 대결에 언론의 귀추가 주목됐었다. 그러나 <엑소시즘>의 판정승! 헐리웃의 젊은 관객은 더이상 재개봉되는 영화에 호감을 갖지 않는다는 사실이 단박에 드러났다. 1999년 <피플> <엔터테인먼트 위클리>가 선정한 ‘가장 무서운 영화’1위에 꼽혔던 <엑소시스트>는‘악령 들린 소녀’라는 고전적인 주제를 소름 끼치는 분장과 음향, 숨막히는 리듬감으로 그려낸 공포영화의 걸작. 오리지널에 11분을 추가하고 디지털로 리마스터링하여 지난해 9월 재개봉했고 미국에서만 4천만달러를 추가로 벌어들였다. 국내에서 5월 말 개봉될 ‘감독판’은 73년판에서 잘린, 악마에게 지배당한 리건이 몸을 뒤틀어 거미처럼 계단을 기어다니는 ‘스파이더 워크’ 장면과 십자가로 자위하는 장면을 추가했다.
두 영화 어떻게 다른가! 과연 영혼 속에 악마는 존재하는가!
새로운 <엑소시스트>에서 우선 눈에 띄는 것은 디지털 시스템으로 보강된 사운드와 영상의 힘이다. 비디오의 흐릿한 화면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선명한 이미지와 극장 가득 울려퍼지는 끔찍한 악마의 소리들은 한층 공포를 자극한다. 여기에 오리지널 버전에
없는 소름 끼치는 신들이 더해진다<엑소시즘>은 젊은 층에 압도적인 지지를 얻을 것 같다. 일단 감독이 촬영감독 출신이므로
화면이 너무나 아름답다. 특히 감독은 물, 유리, 거울의 이미지를 자주 차용하는데, 투명한 영혼을 상징하고 싶었다고.
<엑소시스트>가 종교적 의식과 아이의 악마성에 포커스를 들이댔다면, <엑소시즘>은 '악마의 재림'과 '인간내면에 소리없이 잠식하는 악마의 존재'에 포커스를 들이댔다. 또, 자기도 모르는 자신의 다중성을 묘사, 보는 이로 하여금 공감을 자아내며, 누구에게나 쉽게 일어날 수 있는 영혼상의 경험을 과장되지 않게 침착하게 풀어나간다. 아무튼 세월이 흘렀지만 두 정통 오컬트 영화를 비교하면서 보는 것도 솔솔한 재미를 선사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