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나라의 일인 코믹 황당극...[오!해피데이]

[오!해피데이]는 장나라의 첫 스크린 데뷔작으로 세간의 관심을 모은 작품이다.

영화는, 공희지의 내레이션으로 그녀(장나라)가 태어나게 된 슬픈(?) 배경을 얘기하면서 시작한다. 공희지는 상고출신으로 성우학원에서 강사로 일하고 있다. '채러팅 싱글 파티'에 자격 미달로 제외된 친구를 대신해 클럽메드에 항의하는 공희지는 그곳에서 꿈에 그리던 이상형의 남자 클럽 매니저 김현준(박정철 분)을 만나다. 곧바로 친구의 자격 미달 사건(?)을 빌미로 '안티클럽메드' 사이트를 만들어 그의 관심을 끌고 현준의 다이어리를 훔쳐 그의 스케줄과 취미, 추진 사업 등 모든 정보를 파악하여 그가 가는 곳마다 스토커처럼 나타나 그를 사로잡기 위한 집요한 황당하고도 엽기적인 작업과정에 돌입한다. 어떻게든 일을 해결하기 위한 현준과 사랑을 쟁취하기 위한 희지와의 전쟁은 시작되고 수많은 역경 끝에 해피한 결말을 맺는다.

[오!해피데이]는 누구나 한번쯤은 겪을 만한 이상형을 만나 사랑을 이뤄 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설정 자체가 가난한 집안에서 자란 상고출신 공희지가 미국유학까지 갔다온 백마 탄 왕자 김현주를 만난다는 신데렐라 콤플렉스를 연상시키듯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애초에 설정의 문제를 제쳐두더라도 신분과 성격을 전혀 다른 두 사람이 어떻게 사랑에 골인하는가 하는 로맨틱한 사랑의 감동이 느껴져야 하지만 그 과정에 있어서도 재미 이외에는 감동을 주기에는 설득력이 부족하다. 엽기적이라고만 생각한 공희지가 환경을 생각 않는 대기업의 개발정책에 맞서고 눈먼 장애인들을 위해 자원봉사를 하는 등 따뜻한 모습이 있다는 것을 통해 출세를 위해 달려온 현준의 마음이 조금씩 열리고 그녀의 사랑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억지스러워 보일 뿐이다.

더욱이 영화의 클라이맥스라고 할 수 있는 프로프즈 씬, 김현준이 공희지의 사랑을 깨닫고 그녀가 있는 한강대교로 달려가 물 속으로 뛰어내리는 장면, 은 감동은커녕 황당함만 줄뿐이며 한강에 빠진 희지를 현준이 인공호흡으로 살리는 결말에 난데없이 등장하는 뮤지컬 장면은 어색하기 짝이 없다.

사랑에 관한 이야기라기 보다는 장나라의 일인극 또는 드라마 [명랑 소녀 성공기]의 영화판.

TV 드라마 작가 출신이자 최근작 [블루] 시나리오 작가인 윤학열 감독의 데뷔작. '전원일기' 김수미가 욕쟁이할머니로 특별출연하며 개그맨 김미화, 박경림 등이 우정출연한다.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