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승원표 원맨쇼

영화 <귀신이 산다>는 "집을 사라!"는 아버지의 유언을 받들어 모진 고생 끝에 집을 마련한 필기(차승원 분)가 뜻하지 않게 그 집에 '귀신(장서희 분)이 산다'라는 것을 알게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집을 되찾기 위해 귀신을 쫓아내려는 필기의 고군분투와 집에서 필기를 쫓아내려는 귀신 연화의 이야기가 중심으로 전개된다.

단순히 공포의 대상인 귀신에 인간적인 면모를 지닌 캐릭터를 부여하고 오히려 공포의 대상이 아닌 코믹과 연민의 대상이 되면서 웃음을 유발한다. 하지만 귀신의 존재가 공포에서 코미디로 옮겨가는 과정은 매끄럽지 못하고 에피소드 또한 단순하게 진행돼 극적 긴장감은 떨어져 후반으로 갈수록 지루하게 느껴진다. 또한 웃음을 유발하기 위한 화면분할과 CG 등 갖가지 영상기법은 오히려 부산스러워 보인다. 옆집 아저씨 같은 수더분함으로 친근감을 주는 차승원의 몸을 아끼지 않은 열연과 특유의 표정연기가 간간이 웃음을 주긴 하지만 영화의 허전함 메꿔주기에는 역부족이다. 한편, 슈퍼 여주인의 능청스러운 코믹 연기와 종반 빙의된 장항선의 여자연기는 단연 돋보인다.

<불어라 봄바람> <실미도>에 이은 시네마서비스의 세 번째 인하우스 제작 작품인 <귀신이 산다>는 오는 9월 17일 개봉한다.

2004.09.07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