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 3부작'의 완결편

박찬욱 감독의 전작 <복수는 나의 것>과 <올드보이>에 이은 '복수 3부작'의 완결편인 <친절한 금자씨>는 백선생(최민식 분)에 의해 유괴와 살인 혐의를 받고 교도소에 수감되어 13년 간 복역한 이금자(이영애 분)가 출소한 뒤 자신을 죄인으로 만든 백선생에 대해 벌이는 치밀한 복수극을 그리고 있다.

표면적으로 한 여자의 처절한 복수극으로 다루고 있지만 영화는, 죄책감에 시달리는 한 여자가 복수를 통해 속죄와 구원을 갈망하는 몸부림을 그리고 있다. 그래서 전작처럼 수위 높은 폭력성보다는 폭력 전후의 분위기와 심리적인 면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여기에 입양으로 인해 의사소통이 안 되는 딸에 대한 모성애가 더해져 '잔혹한 복수극'이 아닌 '서정적 복수극'이라는 새로운 스타일의 영화를 만들어낸다. 양면적인 금자씨의 모습을 내레이션과 감방동기들의 회상을 통해 짜깁기하는 구성과 드라마와 스릴러, 코미디, 판타지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솜씨는 뛰어나다. 특히 교도소에서는 상냥하고 친절한 금자씨의 모습이지만 출소 후에는 마녀에 가까운 무표정한 얼굴의 금자씨의 양면적인 캐릭터를 소화해낸 이영애의 연기는 단연 돋보이며 '이영애의 새로운 발견'이라 할만하다. 후반 복수를 끝낸 뒤, 희비가 교차되는 이영애의 표정연기는 압권이다. 이밖에도 송강호, 신하균, 유지태, 강혜정, 윤진서 등 '복수 3부작'의 주요 캐릭터가 등장해 솔솔한 재미를 선사한다. 반면, 비일상적인 공간과 상황, 인물 그리고 반전이 가져다주는 낯설음은 여전히 동시에 불편함을 준다.

박 감독이 설립한 모호필름의 창립작 <친절한 금자씨>는 CJ엔터테인먼트의 배급을 통해 7월 29일 개봉된다.

2005.7.18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