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김봉두, 염정아의 원맨쇼

영화 <여선생vs여제자>는 아이들을 제멋대로 다루는 터프하고 내숭덩어리 노처녀 선생 여미옥(염정아 역)과 당돌하고 선생보다 일찍 철이 든 새침데기 제자 고미남(이세영)이 새로 부임한 미남 미술선생 권상춘(이지훈)을 두고 티격태격 싸우면서 스승과 제자가 서로 애틋한 정을 느끼게 된다는 내용을 코미디와 휴먼드라마를 버물린 작품이다.

감독의 전작 <선생 김봉두>가 순박한 시골 아이들을 통해 참된 스승으로 거듭난다면 <여선생vs여제자>는 자신의 어리석음을 통해 참된 스승의 모습을 알게된다. 감독은 <선생 김봉두>와 같은 내용과 형식에서 캐릭터를 보다 강화해 웃음의 코드를 끄집어낸다. 여선생과 여제자가 남자선생님을 두고 싸운다는 독특한 상황과 <선생 김봉두>의 차승원에 버금가는 코믹 연기를 선보인 염정아의 푼수끼 넘치는 코믹 연기와 원맨쇼가 기대 이상의 웃음을 선사한다. 또한, 세 인물간의 미묘한 사랑 쟁탈전을 각 캐릭터들간의 적절한 배치와 조화로 줄다리기하듯 팽팽하게 이끌어간다. 이밖에도 중간 중간 극의 긴장감을 잃지 않게 해주는 '경아 패거리'들의 연기가 각 에피소드마다 재미를 더해준다.

하지만 미옥과 미남의 갈등이 두 캐릭터가 어릴 적에 아빠 없이 자라면서 남자선생님에게 느껴지는 동경을 감정이입을 통해 화해하는 방식은 조금은 뻔한 설정이어서 감동을 끌어내기에는 역부족이다. 또한, 선생과 제자의 심리묘사를 나타내는 부분에서 인물을 집중적으로 세심하게 나타내는 것보다 가볍게 화면분할을 통해 처리해버리는 것도 감동을 방해한다. 한편, 극중 미남과 경아 패거리의 싸움을 재연해서 보여주는 기발한 씬은 상상의 초월하는 웃음을 선사한다.

좋은영화의 아혼 번째 작품 <여선생vs여제자>는 CJ엔터테인먼트와 풍년상회의 공동배급을 통해 대학수능일인 11월 17일 개봉된다.

2004.11.01 / 코리아필름 조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