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우스트>로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바 있는 러시아의 거장 알렉산더 소쿠로프 감독의 신작 <프랑코포니아>가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 다큐멘터리 쇼케이스 부문에 초청되었다.

2015년 제72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해 최우수 유럽 영화상을 수상하며 세계 영화인들의 극찬을 받았던 <프랑코포니아>가 제40회 토론토국제영화제를 거쳐 드디어 부산국제영화제에 상륙했다. 더욱이 이번 부산국제영화제 예매가 오픈 되자마자 전회,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평소 예술에 조예가 깊은 씨네필은 물론, 일반 관객들의 기대까지 한 몸에 받고 있는 작품.

<파우스트><러시아 방주>를 통해 우리에게도 익히 알려진 알렉산더 소쿠로프 감독은 다시 한 번 거장의 위력을 과시했으며, 인간과 권력, 그리고 예술의 관계를 통찰력 있는 시각으로 풀어냈다는 높은 평가를 받았다. 사실, 유럽의 예술품을 약탈하던 히틀러와 나치당에 대한 이야기는 지금까지 셀 수 없이 많았다. 한국의 교양 TV 프로그램은 물론 케이블 히스토리 채널이나 예술 채널에서도 흔히 등장하던 소재이다. 심지어 작년에는 <모뉴먼츠 맨: 세기의 작전>이라는 영화가 개봉하며 한국에서도 크게 주목 받은 바 있다. 하지만 기존의 작품들이 이 역사를 '사건'이나 '작전'으로 해석한 데 반해, 소쿠로프 감독은 권력을 가진 남자들과 그들이 예술과 맺고 있던 관계에 더 초점을 맞췄다.

실제 있었던 역사적 사실과 그 실화보다 더 흥미로운 허구의 스토리를 병치하며 예술과 권력의 관계, 그리고 그 중심부에 위치한 인간을 거장의 시각으로 담아 낸 <프랑코포니아>는 10월 1일부터 10일간 열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먼저 만나볼 수 있다. 배경이 루브르 박물관인 만큼, 루브르의 고고한 자태와 영화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 든 예술 작품도 이 영화의 빼어난 볼거리라 하겠다. 영화와 예술을 좋아한다면 놓치지 말아야 할 명작이다. (2015.10.02)

코리아필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