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영화...

홍상수 감독이 다시 범상치 않은 일상의 조각을 들고 돌아왔다. 이번에는 하나의 사건을 인물에 따라서 시공간적으로 재배치 하지않는...직선적인 구성의 유쾌한 영화를 들고 우리를 찾는다.
편을 더할수록 일상의 웃음이 더해지는 그의 영화는 만날수록 즐겁고 편해짐을 느낀다.

[생활의 발견]에서는 사람들의 ‘관계’와 ‘모방’이라는 조각을 슬며시 영화 속의 일상에 끼워맞춰 놓고 찾아갈 사람은 찾아가라고 넌지시 속삭인다. 인간들은 일상 속에서 수많은 관계를 형성하고...그 속에서 절반정도는 잊은 채로, 절반정도는 생활의 기본으로 자리잡는다.
주인공 경수는 잊혀진 관계 속에서 사랑을 찾기도 하고 새로운 관계를 쉽게 잊어보려고도 한다. 그리고 그는 선배가 해준 이야기를 ‘모방’해서 그 사랑을 떠나기도 한다.
경수의 여행을 며칠 함께 하면서 우리는 생활 속에서 발견하게 된다. 내 삶에 놓여있는 수많은 관계, 그리고 나의 행동방식에 적잖게 영향을 주는 남들의 말이나 행동에 관한 것들을 말이다.

하지만 이런 것들을 발견하지 못한다고 해도 그리 기분 나쁠 건 없다. 왜냐하면 [생활의 발견]은 그저 즐기기에도 부담 없는 유쾌한 영화이기 때문이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이니까 무언가 ‘발견’해야 한다는 중압감은 버리자. ‘발견’을 주목적으로 이 영화를 찾는다면 그 또한 ‘모방’에 지나지 않는 ‘일상찾기’가 되버릴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코리아필름 정조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