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와 휴머니즘을 적절히 섞지 못해 감동을 주기에는 역부족

영화 <최후의 만찬>은 인생의 끝에 다다른 삼류건달 홍곤봉(이종원 분)과 전직 의사 김세주(김보성 분) 그리고 시한부 인생 이재림(조윤희 분) 등 이들 세 인물이 만나 이야기는 전개된다. 단순 무식한 삼류 건달 홍곤봉은 치열한 싸움 도중 엉겁결에 다른 조직의 보스 다리를 찔러 상처를 내버리고 쫓기는 신세가 되면서 더 이상 의지할 곳이 없자 자살을 시도하고 의사 세주는 자신의 실수로 아내와 뱃속의 아기를 죽게 만들었다는 죄책감으로 자살을 생각한다. 그리고 시한부 인생 재림은 명품을 너무 좋아하다가 카드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자살을 결심하게 된다. 이렇게 각자 다른 환경 속에서 자란 이들이 우연히 만나게 되고 조금씩 서로를 통해 삶의 희망을 알아간다.

영화는 휴머니즘을 바탕으로 자살이라는 비극적인 상황을 희화화하여 삶의 희망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코믹한 웃음을 통해 전달하고 있다. 곤봉은 달려오는 차에 뛰어들어 죽으려 하지만 번번이 피하기 일쑤고, 세주는 곤봉의 참견(?)으로 어처구니없이 독약을 아파트 아래 난간에 떨어뜨리고 한술 더 떠 쥐약인줄 알고 먹었는데 알고 보니 영양제를 먹은 재림의 모습은 슬프기는커녕 우습기 그지없다.

하지만 영화는 코미디와 휴머니즘을 적절히 섞지 못해 감동을 주기에는 역부족이다. 게다가 매끄럽지 못한 극 전개와 영화와는 상관없는 캐릭터(까메오)들로 산만함과 지루함을 느끼게 해 영화의 완성도를 떨어뜨리고 있다. 무엇보다 인생의 막바지 다다른 인물들에 대한 깊이 있는 시각이 부족하다는 것이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의미가 허공으로 맴돌 뿐이어서 씁쓸한 기분만 남기게 한다. 한편 첫 코믹연기임에도 불구하고 기대 이상의 코믹연기를 선보인 이종원의 모습은 눈에 띈다.

총 제작비 33억이 투입된 <최후의 만찬>은 아우라 엔터테인먼트 배급망을 통해 오는 11월 14일 전국 개봉한다.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