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어닷컴 (2002, FearDotCom)

▶ 피어닷컴 FearDotCom
	" [링]의 변두리 혹은 베끼기 " 2002년, 미국, 스릴러/액션/호러, 100분 감 독 : 윌리엄 말론 제 작 : 라이머 다이아만트, 모쉬 다이아만트, 얀 팬틀 각 본 : 조세핀 코일 l 촬 영 : 크리스찬 세발트 출 연 : 스티븐 도프, 나타샤 매켈혼, 스티븐 리아, 우도 키에르 개 봉 : 2002년 8월 8일(목) l 관람등급 : 미정
국내 홈페이지 미정

[링]의 변두리 혹은 베끼기

[링]의 여파가 어지간히 강했나보다.
근래 나오는 공포영화들은 대체적으로 [링]에게 빚지고 있지만, 적절히 자기화 된 모방은 또 다른 새로움으로 받아들여지기에 그 정도의 빚은 감당할 수 있는 무게로 느껴진다. 하지만, 모방이라는 이름 하에 자행되는 노골적인 모방, 베끼기는 빚이 아닌 일종의 범죄와 다르지 않다. 자기화 없는 모방은 기름종이를 대고 따라 그린 어줍잖은 그림과 같은 것이다. 여기 기름종이를 대고 그린 영화한편이 있다. 만든 이의 영혼을 조금도 느낄 수 없는 초라한 따라 그리기 [피어닷컴]이 있다.

의문의 죽음을 추적해 가는 방식부터 [링]을 그대로 답습하는 이 영화는, 사다코의 저주가 억울한 죽음을 당한 한 여인의 저주로 대치되고 비디오테이프라는 미디어의 도구는 현재에 적합하게 네트워크의 인터넷사이트로 발전한다. 그리고 저주가 실현되는 일주일의 시간은 이틀로 단축되고, 죽음의 시간에 노출된 사람들은 절대치의 공포를 경험하고 뜬눈으로 죽어간다. 사건추적의 핵심은 남성이 아닌 여성에게 있고 그 여성은 우물 속에서, 함몰된 건물에 고인 우물 같은 물 속에서 저주의 주인을 찾아낸다. 비디오테이프를 통해 TV화면으로 스믈스믈 번지던 기괴한 영상은 네트워크를 통해 컴퓨터모니터로 옮겨진다.

[링]에 편리한 약간의 변이를 주고, 연쇄살인자라는 첨가인물을 통해서 단순한 줄거리에 비틀기를 가한 영화는 헐리우드 특유의 CG로 [링]의 아날로그 공포를 디지털 공포로 대체시킨다. 하지만, 윌리암말론 감독의 전작 [헌티드힐]에서도 과도한 CG로 아날로그 공포에 주력하던 원작에 미치지 못하는 리메이크작으로 머물렀었고, 이번에도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디지털 공포는 [링]의 아날로그 공포를 복원시키지 못하고 공포의 수치를 자꾸만 떨어트린다. 공포의 극대치를 선사하던 [링]의 가히 전율이라 부를 수 있는 마지막 장면과는 다르게 이 영화가 선사하는 마지막의 CG잔치는 그나마 간헐적으로 이어오던 공포의 끈을 끝내 놓쳐버리는 어이없는 어리석음을 보인다.

헐리우드에서 이미 [링]의 리메이크 작업에 착수한 지금, [피어닷컴]은 어줍잖은 모방작의 형태로 [링]의 주변을 어슬렁거리고 있는 것이다. 이 영화를 굳이 선택하려는 사람이 있다면, 차리리 [링]의 합법적인 리메이크작품을 기다리는 것이 어떨까싶다. 아니면 다시 오리지널 [링]의 공포를 뒤적거리는 것도 괜찮을 성싶다.

코리아필름 정조웅 기자

네트웤에 그녀가 있다!

여자아이, 지하철, 비디오 카메라 그리고 사인을 알 수 없는 4구의 시체...

뭔가 잔뜩 겁에 질린 표정으로 지하철역에 서 있는 한 남자. 그의 눈앞에 하얀 공이 굴러와 선로 위에 떨어진다. 공과 함께 창백한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하얀 옷의 여자아이... 최면에 걸린 듯 아이에게 다가가는 순간, 거대한 지하철에 남자의 몸이 산산조각 난다. 컴퓨터 앞에 앉아 신기한 것을 발견한 듯, 여자친구를 부르는 남자. 곧이어 그들의 표정은 넋이 빠진 듯 변해가고, 잠시 후 피로 가득 찬 욕조 안에 여자의 시체가 발견된다. 용의자로 체포된 남자는 알 수 없는 극한의 공포에 시달리다 유치장에서 죽음을 맞이하고...

뉴욕시 형사 마이크와 보건국 조사원 테리가 이 사건을 맡게 되지만, 그들은 아무런 단서도 찾아내지 못한다. 어느 날 마이크는 자신의 상관인 담당부장이 자동차로 벽을 들이받고 자살했다는 어이없는 소식을 듣게되고, 총으로 쏜 듯 처참하게 망가진 부장의 모니터에서 이상한 느낌을 받게 된다.

네트웤을 타고 퍼져나가는 죽음의 게임! Do U Wanna Play?

마이크는 부장의 컴퓨터를 조사하기 위해 동료 프로그래머인 드니스에게 하드디스크 복구와 조사를 부탁한다. 늦은 밤, 드니스는 오랜 작업 끝에 희생자들이 모두 피어닷컴이란 사이트에 접속했었다는 사실을 알게되고, 그 와중에 자신도 접속을 하게 된다. 모니터의 번쩍하는 섬광과 함께 의식을 잃으며 쓰러지는 드니스. 다음날 테리에게 이 사실을 전하지만, 그녀의 눈앞에도 자꾸만 하얀 공이 보이고, 알 수 없는 두려움이 엄습한다. 극한의 공포에 시달리다 끔찍한 죽음을 맞이하는 드니스.

어느덧 의문의 죽음이 생각보다 근접해 있음을 직감한 마이크는 사건해결을 위해 사이트에 직접 들어가기로 결심한다. 접속하는 순간, 펼쳐지는 끔찍하고 괴기스러운 영상들... 무언가에 홀린 듯, 눈을 떼지 못하고 있던 그의 앞에 싸늘한 눈빛의 여인이 나타나 48시간의 게임을 제안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