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심청전’을 현대적 감각으로 새롭게 해석

7년여의 준비기간, 70억 원의 제작비가 소요된 애니메이션 <왕후심청>은 고전 ‘심청전’을 현대적 감각으로 새롭게 해석한 작품으로, 스토리(효녀 심청이 아버지 심 봉사의 개안(開眼)을 위해 공양미 300석에 인당수에 몸을 던진다)는 원전의 골격을 따르지만, 캐릭터의 변형과 어드벤처영화의 성격이 강화되면서 다양한 캐릭터가 추가되고 모험적인 요소가 가미되었다. 기존의 심청의 모습을 현재의 여성캐릭터로 바꿔놓아 흥미를 자극하지만 캐릭터의 모습이 그림으로 보여질 뿐 생동감이 느껴지지 않아 캐릭터의 개성과 느낌이 살아 있질 재미를 반감시킨다. 고전과 달리 인당수에 빠진 이후에 전개되는 '단추'(삽살개), '가희'(거위), '터벙이'(거북)라는 동물 가족들의 일련의 에피소드 또한 다소 작위적이고 극 전개과정에서의 허술한 이음새도 극의 흥미를 떨어뜨린다. 하지만, 북한의 독특한 선율이 함께 어울린 아름다운 그림을 감상할 수 있으며 그림을 통해 남북한의 잔잔한 생활상을 보여주고 있은 것만으로 높이 평가할 작품이다.

국내외 유수 영화제 수상과 초청이 잇따르고 있는 애니메이션 <왕후심청>은 오는 8월 12일과 15일 남과 북에서 개봉한다.

2005.7.25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