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간첩 림병호의 극적인 삶과 사랑을 그린 영화

[이중간첩]은 냉전의 1980년대, 남한으로 위장 귀순해 이중적인 모습으로 살아야 했던 이중간첩 림병호의 극적인 삶을 그린 영화로 한석규의 오랜 공백기간을 깨고 복귀한 작품.

영화는 북한 대남 사업본부 최우수 요원 림병호(한석규 분)가 남한으로 귀순하면서 이중간첩 생활을 시작하면서 전개된다. 그러던 중 남한 내 고정간첩인 윤수미(고소영 분)를 만나면서 사랑과 이념 사이에서 갈등하게 된다...

한반도의 분단이라는 쉽지만은 설정에서 출발한 영화 [이중간첩]은 이전의 남북문제로 만든 영화는 다른 북한사람이 주인공이라는 독특한 설정으로 이념을 떠나 한 인물의 고뇌와 갈등을 보여줌으로써 우리가 모두 한 민족임을 같은 사람임을 일깨워주고 있다. 그리고 영화는 그의 눈에 비친 일그러진 남한 사회와 결국은 모두가 희생자일 수밖에 없는 남북의 사람들을 편파적이지 않은 시각으로 그려낸다.

한석규-고소용 주연, 막대한 제작비, 거대한 스케일...하지만 영화는 중립적 입장과 드라마 구조에 충실한 나머지 한 편의 베스트셀러 극장을 보는 듯 신선함을 찾을 수 없으며 감독의 색깔이 느껴지지 않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무엇보다 이중간첩 림병호에 대한 인물에 대한 갈등과 고뇌에 대한 세심한 표현들이 영화 속에 녹아 있지 않아 캐릭터가 잘 살지 못하는 실수를 범하고 있는 것이다. 한 인물의 갈등과 고뇌 속에 사건이 있는 것이 아니라 사건의 중심에 한 인물이 있는 것처럼. 그래서 림병호라는 인물에 대한 이해심과 공감을 가지기에는 조금은 역부족인 것이다.

남북분단이라는 특수한 환경 속에서 살고 있는 지금,
우리에게 [이중간첩]은 과연 무엇을 얘기하고 있는 것일까?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