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의 숨바꼭질 사랑

실제 연인인 조승우·강혜정 커플의 동반 캐스팅으로 촬영 전부터 화제와 관심을 모은 영화 <도마뱀>은 위험에 처해 있으면 꼬리를 자르고 도망가는 도마뱀처럼 사랑이 느껴질 때 자취를 감춰버리는 비밀스러운 여자, 아리(강혜정 분)와 그런 그녀를 마냥 그리워하고 기다리는 순수한 남자, 조강(조승우 분)의 가슴 아픈 사랑이야기를 서정적인 영상과 음악으로 그려낸 순정 멜로영화이다.

한 남자의 순애보에 비극적인 요소를 가미한 영화는, 여느 멜로영화 공식에서 충실하지만 독특한 캐릭터와 아기자기한 에피소드로 영화적 재미를 더한다. 자신은 지구인이 아니라서 노란 우비를 입어야 저주를 막을 수 있다는 아리의 캐릭터는 궁금증을 자극하며 조강을 피할 수밖에 없는 그녀의 숨겨진 비밀과 연결되면서 영화를 더욱 풍부하게 만든다. 특히 애틋한 사랑의 감정을 자신만의 색깔로 담아 표현해낸 두 배우의 호연이 돋보이며 단조로운 이야기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하지만 비극적인 설정을 관객의 울음으로 연결시키기에는 다소 힘이 부치는 느낌이다.

씨네월드의 전 제작이사이자 카피라이터, 칼럼니스트로 활동중인 정승혜 대표가 설립한 영화사 아침의 창립작품인 <도마뱀>은 시네마서비스의 배급을 통해 4월 27일 개봉된다.

2006.04.17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