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식에 파묻힌 낯선 욕망

영화 <욕망>은 한 남자(이동규)를 동시에 사랑하는 남편(안내상)과 아내(수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아내는 동성애인 남편을 복수하려는 생각으로 남자를 만나지만 그 남자를 조금씩 사랑하게 되면서 그들 사이에 '기이한 불륜'이 시작된다. 아내와 남편 그리고 남편의 동성 애인은 각기 다른 욕망을 꿈꾸며 서로의 욕망을 충족시키려 하지만 이내 현실 속에선 상처만 받게된다. 종반 운전하는 남편에게 오랄을 한 뒤 눈물을 흘리는 아내의 모습은 그들의 삶에 대한 슬픔과 고통이 동시에 담겨있다.

분명한 내러티브가 없는 영화는, 현실과 환상의 불분명한 경계 속에서 동성애와 불륜이라는 자극적인 소재를 통해 현대인들의 일그러진 욕망을 그려내고 있다. 하지만 자극적인 내용에 비해 그들 사이의 미묘한 감정과 관계를 그려내고 있지 못해 영화는 계속 겉돌고 만다. 그리고 스토리의 비약이 심하며 군데군데 튀는 장면이 많아 극의 흐름을 방해하고 있어 85분이라는 짧은 상영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지루하게 느껴진다. 특히, 현대인의 모습과는 거리가 먼 극중 인물들은 보는 이로 하여금 이질감마저 느껴지게 한다. 배우들의 밋밋한 연기도 극의 집중도를 떨어뜨리는 요소. 한편 HD 디지털로 촬영된 '서울'의 모습이 이국적인 도시로 색다르게 느껴져 이색적이다.

한편 야한 포스터와 성인용 예고편으로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는 <욕망>은 일시적인 반응 이외에는 관객의 호응과 지지를 얻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여전히 불법복제가 판을 치는 인터넷 환경에서 과연 온라인 동시개봉이 새로운 배급채널로서 작용할지는 미지수이다.

명필름이 제작하고 배급하는 <욕망>은 오는 2월 20일 예술영화전용관을 중심으로 극장 개봉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와 동시에 인터넷 포털 네이버 VOD상영관(vod.naver.com)를 통해 온/오프라인 동시개봉한다.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