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 <하루 2001>
"사랑, 그 이상의 사랑 "

이성재 그리고 고소영. 그들은 한지승 감독의 <하루>에서 만나 한편의 슬픈 드라마를 찍었다.

'너무 눈부셔 짧다는 말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석윤(이 성재)과 진원(고 소영)은 결혼한지 4,5년이 된 부부이다. 석윤은 어린이 장난감 신상품 개발 팀에서, 진원은 디자이너로 맞벌이를 하지만 부부사이는 너무나 좋다. 한가지만 빼고.
그들에겐 아이가 없는 것이다. 아이에게 집착이 강한 진원은 여러 가지 방법을 써가며 임신을 시도한다.
하지만.... 병원에 마지막으로 찾아간 그들에게 조박사(김창완)은 한가지 방법을 제시, 그들은 마침내 성공한다. 너무나 행복한 나머지 동화 같은 집으로 이사를 가고 아기 방을 장난감으로 꾸미는 등 온갖 정성을 다한다. 하지만 행복도 잠시 석윤은 아이에게 이상이 있음을 알게 된다. 그것은 무뇌증.
아이에게 뇌가 없는 관계로 태어난다해도 얼마 살지 못하는 병이다. 거짓말 이라며 믿지 않으려 해도 그들의 슬픔은 막을 수 없는 것이었다.

머리를 기르고 약간은 느끼하게 변신을 시도한 이성재. 그의 푼수 연기는 영화에 재미를 불어넣었다.
또 그는 촬영 기간중에 전원주택 근처에 숙소를 잡고 대기하며 촬영 없는 날에도 현장에 나오는 열성을 보였다고 한다. 그래서 스탭들은 '개근배우'라는 별명을 주었다고 한다.
눈물의 여왕이란 칭호를 가진 고소영도 마지막 아기와 만나는 장면에서 눈물을 흘리는데 우리로 하여금 감동을 느끼게 한다. 게다가 그들의 모습은 정말 잘 어울린다.

<하루>의 주인공 석윤과 진원은 이별이 예정된 사랑을 선택한다. 하지만 그 고통을 역설적으로 가장 눈부신 풍경으로 보여준다. '기다림의 끝, 내 가슴에 내린 첫눈 같은 사랑' 그 고통의 끝에서 자신의 슬픔을 억누르며 이별도 감싸안는다.

사랑이 이별로 깊어지고, 이별은 더욱 커다란 사랑으로 열리는 영화 <하루>.
우리가 만났던 그 어떤 사랑보다도 아름다운, 우리가 기억하는 어떤 사랑보다도 깊은 사랑이 시작된다.

이 겨울 우린 마음놓고 울어버릴 영화를 만났다.

글 코리아필름 이상현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