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캐릭터들간의 적절한 충돌이 빚어낸 웃음

영화 <귀여워>는 곧 철거돼 청계천 황학동의 한 아파트에 살고 있는 박수무당 출신 아버지 장수로(장선우 분)와 어머니가 다른 세 아들인 엉뚱한 몽상가 큰형 후까시(김석훈 분), 거칠지만 정 많은 둘째 아들 개코(김선우 분), 행동하는 건달 셋째 아들 뭐시기(정재영 분)가 신비스러운 매력을 가진 여자 '순이'(예지연 분)에게 한꺼번에 반하면서 펼치지는 이야기이다. 박수무당 아버지와 배다른 3형제는 저마다 자신만의 일과 생각을 통해 세상을 살아간다. 그러나 이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에는 진실과 거짓을 보여주는데 엉뚱하고 독특한 느낌이 나는 캐릭터들을 통해 비춰지고 있다. 각자 그들에게 저마다의 작은 추억들이 있으며 그들의 추억을 받아주고 읽어주는 것은 '순이'뿐이다. 마리아 같은 '순이'는 네 부자의 과거를 받아주고, 현재를 이해해주며, 그리고 미래를 밝은 빛으로 인도해주는 역할을 한다. 그녀를 통해서 남자들의 어떤 나쁜 짓도 다 용서가 되며 새로운 세상을 향한 희망을 주고 있다. 밑바닥 인생을 사는 네 부자의 꿈과 욕망을 순이라는 인물을 통해 밝고 경쾌하게 풀어낸 작품이다. 곧 무너질 것 같은 차가운 아파트 공간이 순이라는 엉뚱한 캐릭터와 현실과 판타지를 오가는 방식과 겹쳐지면서 독특한 색깔을 띄게 하는 작품이다.

특히 독특하고 살아있는 캐릭터와 그 캐릭터들간의 적절한 충돌으로 인해 발생되는 웃음이 이 영화의 큰 매력이다. 또한, 각 캐릭터의 성격이 각각의 에피소드와 부드럽게 연결되어 그들의 심리를 내레이션과 효과음으로 사실적으로 표현하는 것도 돋보인다. 좀처럼 보기 드문 개성과 색깔을 가진 작품이지만 상업 영화의 고정된 흐름에 익숙해진 관객들에게 받아들여지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보인다.

<가족>을 제작한 튜브픽쳐스의 올해 두 번째 작품 <귀여워>는 튜브엔터테인먼트의 배급으로 오는 11월 26일 개봉된다.

2004.11.03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

귀여운 네 남자의 발칙한 욕망

영화 <귀여워>는 한없이 섹스을 밝히는 박수무장 아버지(장선우 분)와 사랑하는 여자를 찾으며 자고 싶은 욕망을 새롭게 꿈꾸는 첫째 아들 '후까기'(김석훈 분), 때론 집을 위해, 아버지를 위해, 자신을 위해 여자를 쉽게 건네주는 알 수 없는 둘째 아들 '개코'(박선우 분), 자존심 밖에 모르는 깡패지만 가족에게는 맘이 약해지는 셋째 아들 '뭐시기'(정재영 분) 그리고 헤퍼 보이지만 사랑할 수밖에 없는 순이(예지원 분). 모두가 비현실적 꿈을 꾸면서 자신의 욕망을 채우려는 모습을 '순이'를 통해 엿보여주고 있다. 그들의 모습은 우스꽝스럽게, 바보처럼 보이게 된다. 결국, 순이가 선택한 사람은 아버지이지만 결혼하지 못하고 그녀는 또 다른 낯선 남자의 욕망을 귀엽게 봐주기 위해 떠난다. 마치 영화 속에서 '순이'가 요술공주 '밍키'가 되는 것처럼. 너무나도 솔직해서 여운을 남겨주는 영화는 아니지만, 낯선 캐릭터들의 욕망을 리얼하게 잘 표현해주고 있다.

2004.10.09 / 코리아필름 조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