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회와 전생의 과정에서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한 두 남녀의 사랑을 보여주는 영화

영화 <써클>은 6명의 여자를 엽기적인 방식으로 살해한 희대의 살인마 조명구(정웅인 분)와 그에게 사형을 구형하려는 여검사 오현주(강수연 분), 조명구의 애인이자, 죽은 산홍의 빙의된 미향(최정윤 분) 그리고 국선 변호사 김병두(전재룡 분) 등 이들 네 인물을 중심 축으로 살인사건을 풀어 가는 과정에서 그들 사이에 얽힌 비극적인 전생의 비밀이 하나씩 밝혀지는 이야기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영화는 미스터리하면서 스릴러적인 장치로 윤회와 전생의 과정에서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한 두 남녀의 사랑을 보여준다. 그리고 산홍의 빙의된 미향과 여검사 오현주의 실체가 교묘하게 드러나면서 극적 긴장감을 던져준다.

하지만 영화의 중요한 모티브인 전생의 비밀이 최면이라는 단순한 방식과 인물들의 회상을 통한 장황한 극중 대사로 처리된 나머지 템포가 느려져 후반부로 갈수록 지루함을 느끼게 한다. 게다가 채 설명되지 않은 매듭이 너무 많으며 생뚱맞은 효과음도 적잖은 영화의 집중을 방해케 한다. 강수연은 여전히 <여인시대>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면 정웅인 역시 이렇다 할 뚜렷한 캐릭터를 표현해내지 못한 점도 아쉬움을 남는다.

서울극장이 설립한 영화사 BM이 첫 배급하는 <써클>은 11월 14일 전국 개봉한다.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