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을 위한 동화

영화 <초승달과 밤배>는 1970년대 서해안 외딴 마을을 배경으로, 부모에게 버림받고 억척스러운 할머니와 함께 사는 배다른 남매의 애틋한 세상살이를 슬프고 아름답게 그려낸 작품으로, 영양실조로 등이 굽은 여동생를 혹이라 여기는 오빠 난나(이요섭 분)와 그런 오빠를 세상에서 젤루 좋아하는 동생 옥이(한예린 분)의 갈등과 사랑이 중심으로 전개된다.

철없는 난나가 여러 일들을 겪으면서 동생에 대한 사랑을 깨닫게 된다는 스토리가 다소 진부해 보이지만 중견 감독의 깊이와 따뜻한 시선이 더해져 또 다른 감동을 선사한다. 여기에 두 아역배우들의 자연스런 연기가 그 감동을 더하며 에피소드를 통해 조금씩 성장해가는 난나의 모습도 매끄럽게 그려낸다. 특히 '등 속에 날개가 있다'는 옥이의 믿음처럼 남매의 그림자 모습 속에서 날개가 펼쳐지는 엔딩의 판타지는 인상적이다. 한편, 영화에는 강부자, 장서희, 양미경, 기주봉, 김애경, 故 김일우 등 탄탄한 중견배우들이 출연해 감동과 웃음을 더해준다.

어려운 과정 속에서 극장 개봉하게 된 <초승달과 밤배>는 오는 8월 25일, CGV 인디 상영관(상암, 강변, 부산 서면) 등 8개 스크린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2005.8.09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