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지스러운 스토리와 유치한 유머로 포장한 최악의 영화

안재모의 변신과 윤은혜의 스크린 데뷔작으로 관심을 모은 영화 <카리스마 탈출기>는 본의 아니게 같은 이름 때문에 한순간에 억울하게 전설의 '싸움짱'이 되버린 소심한 전학생 정한수(안재모 분)의 좌충우돌 해프닝을 그린 작품으로, 전학 오자마자 전설의 싸움짱과 같은 이름이라는 이유 때문에 제대로 오해받는 비련(?)의 전학생 정한수는 교장 선생님을 비롯해 전교생이 ‘그 분이 오셨어요~’하며 슬슬 피하기 시작한다. 전학 간 학교 짱의 백성기(이정 분)와 15년 전, 강북을 평정한 고민식(정준하 분) 선생이 대결을 걸어오고 급기야 여자 반장이자 여짱인 한민주(윤은혜 분)의 도전을 받게 되는 한수는 삥 뜯길 만원과 눈물을 동반한 사랑고백 연기까지 납작한 카리스마를 분출하는 등 전설의 짱으로 오해받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몸부림 쳐보지만 일은 점점 더 꼬여가기만 한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동명이인인 ‘전설의 싸움짱’ 때문에 겪게 되는 난감한 오해의 상황에서 탈출하고자 몸부림을 치는 이야기를 코믹하게 그려내고 있다. 김두한의 이미지에서 벗어나고자 망가짐을 선택한 안재모의 연기변신이 돋보이지만 캐릭터뿐 아니라 전체적인 완성도가 현저히 떨어진다. 가수 이정을 비롯해 박슬기, 정준하, 현영, 천명훈, 개그맨 윤택 등 다양한 분야의 엔터테이너를 등장시켜 온갖 유치한 유머로 웃음을 유발해보지만 허술하고 억지스러운 스토리와 구성 그리고 캐릭터 설정으로 인해 지루함을 더해 짜증을 느끼게 만든다. 드라마에서의 윤은혜 인기가 이 영화에 도움을 주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카리스마 탈출기>는 드라마 ‘궁’의 마지막 방송일인 오는 3월 30일 개봉한다.

2006.03.21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