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투적인 방식으로 밋밋해져 버린 사랑이야기...

유오성의 첫 멜로연기 도전작인 영화 <별>은, 고아로 외롭게 살아온 탓에 별을 보는 것만이 유일한 마음의 안식인 주인공 영우(유오성 분)가 별의 탄생 신화처럼, 극적으로 수연(박진희 분)과의 사랑을 이루어 나가는 과정을 광활한 겨울 소백산을 배경으로 잔잔하게 풀어놓는다.

영화 <별>은 사랑이야기다. 그것도 운명적인 사랑이야기를 강조한다. 작은 실수로 인해 엇갈린 영우와 수연은 운명적으로 다시 만나 사랑을 완성하고 자식을 잃어버린 한 노부부는 간절한 사랑 역시 운명적으로 영우를 만나면서 이루어진다.

영화는 우선, 사랑의 깊이를 더하기 위해 주인공 '영우' 캐릭터를 고아로 만들고 오로지 별과 강아지 알퐁스에게 마음을 여는 것으로 설정했다. 그래서 처음으로 수연에게 마음을 여는 그의 사랑이 이루어지길 기대하게 만들며 엇갈린 사랑을 통해 더욱 더 그 기대감을 극대화하고 있다. 그리고 영우를 스쳐지나간 기막힌 운명(다름 아닌 노부부의 잃어버린 아들이 영우라는 사실)의 사랑을 스스로는 끝내 알지 못하게 해 사람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이 만들어내는 사랑은 부자연스러운 가슴에 감동을 주기에는 역부족이다. 영우의 작은 실수, 연극표 대신 영화표로 잘못 주어 서로가 다른 곳에서 기다려 서로 엇갈리게 되는 상황은 상투적이며 상처받은 영우의 대한 슬픔과 수연의 영우를 향한 사랑은 영화 속에서 잘 묻어나질 않아 애절하게 다가오지 못하고 있다. 결정적으로 즐겁게 눈썰매를 타던 수연이 난데없이 사고로 가슴에 나뭇가지가 꼽혀 죽음의 고비에 처하게 되는 상황은 황당함을 가져다 줄 뿐이다. 그리고 노부부와 영우와의 연결고리가 부족해 노의사와 영우의 엇갈린 두 사랑은 쉽게 다가오지 않으며 슬픈 기적이 이루어지는 마지막 순간은 감동이 반감하고 있다.

<친구> <챔피언>에서 보여준 강렬한 카리스마를 버리고 이미지를 변신한 유오성은 수더분한 모습으로 고군분투하지만 사랑에 대한 깊이 있는 연기를 끌어내는데 실패한 듯 보이며 박진희 역시 그간 영화나 CF에서 보여준 이미지와 별반 다르지 않아 아쉬움을 더한다.

그나마 광활한 겨울 소백산의 모습과 밤하늘을 수놓은 아름다운 별을 볼 수 있다는 것이 다행이며 단편적이지만 공형진의 애드립이 웃음을 선사한다. 개봉은 5월 1일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