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또 한편의 조폭코미디

기대를 걸만한 영화였다. [남자 셋 여자 셋]과 [세친구]라는 엄청난 성공의 시트콤을 집필, 연출한 김성덕 감독의 본격적인 스크린 출사표이기에 충분히 기대해 볼만했다. 시트콤에서 뿜어져 나오던 재기발랄한 유머가 스크린에서도 고스란히 빛을 발하리라 조심스럽게 예상했지만 결과물은 무참하게 기대를 저버렸다.

신인감독의 패기와 도전으로 일구어내는 일말의 희망적인 제시(성공의 여부를 떠나서 미완의 새로움을 제시하거나 혹은 주류의 흐름에 역행하는)는 일찌감치 찾을 수 없고 오로지 주류에 동조하고 그 안에 머무는 안일하고 나태한 영화를 출사표로 던진 것이다. 바로 어느새 한국영화의 주류로 자리잡은, 무책임한 폭력과 욕설이 일회용 웃음과 버무려지는 조폭코미디를 들고서 말이다. 물론 주류 안에서도 새로움을 추구할 수는 있겠지만, 아쉽게도 그런 노력 또한 엿보이지 않고 오히려 철저하게 조폭코미디의 유형을 답습한다.

조폭과 정계의 관계를 통해서 사회의 한 단면을 꼬집으며 나름대로 '의식 있는 코미디'를 지향하려는 듯 보이지만, 이는 단지 보기 좋은 허울에 불과할 뿐 영화는 시종일관 웃음을 자아내려고 진땀을 흘릴 뿐이다. TV 교양프로그램 [동물의 왕국]을 패러디 한 룸살롱 교육씬과 몇몇 캐릭터의 유형은 독창적인 웃음을 자아내는데 모자람이 없지만, 진부한 소재 속에서 신선함을 유지하기란 쉽지 않다. 그리고 작은 시트콤들의 나열처럼 끊어지는 구성(편집상의 문제가 크다)은 단순해서 명쾌하기까지 한 줄거리의 맥을 빈번하게 걸고넘어진다.

재기발랄을 기대했던 [보스상륙작전]은 이미 적군에게 노출된 작전만큼이나 무의미한 영화로, 산발적인 웃음 몇 조각만이 자신의 존재를 애처롭게 알릴 뿐이다.

코리아필름 정조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