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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2회 베를린영화제 감독상 수상에 빛나는
크리스티안 펫졸트 감독의 화제작 <바바라>가 3월 21일 국내개봉을
확정지었다. 감시와 통제로 인권과 자유를 말살하던 80년대 동독을
무대로 암울하고 절망적인 현실 속에서 도저히 불가능할 것 같았던
새로운 삶과 희망의 시작을 이야기하는 영화 <바바라>는 침묵
속에 시대의 비극을 매일 같이 겪어내는 사람들을 재조명하며,
인물의 내면적 고립감과 시대적 배경, 진지한 정치적 주제들을
완벽한 균형으로 다루면서 흡입력 있는 드라마를 선사한다. 베를린
영화제 상영 당시, "<타인의 삶>을 잇는 장벽을 넘어선 최고의
드라마"라는 찬사를 받으며 전세계 평단을 사로잡았던 걸작으로
드디어 국내 관객들과 만나게 된 <바바라>. 절망의 한가운데서
새롭게 시작되는 삶의 강렬한 진통이 섬세한 연출력과 함께 폭발하는
긴장감 넘치는 예고편이 함께 공개된다.
한 개인의 삶을 통해 어둡고 침체되었던 사회를 조망하며 진정한
희망과 행복에 대한 놀라운 통찰력을 보여주는 영화 <바바라>는
80년대 동독을 무대로 현실과 마음의 벽에 갇힌 채 고립된 여주인공
바바라가 낯선 시골 병원으로 좌천되고 그곳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또 다른 삶을 시작하는 과정이 섬세하게 그려진다. 누구와도
어울리지 않으려는 그녀에게 따뜻한 배려로 다가가는 동료 의사
안드레와 그녀의 도움이 필요한 어린 환자들과의 교감과 애정 속에
차가운 얼음 같던 그녀의 마음은 서서히 변화하고, 그녀를 압박하기만
했던 현실은 또 다른 삶의 빛을 보여준다. 그녀가 맞닥뜨리는
하나하나의 사건과 과정, 인물들은 마지막 순간, 강렬한 반전의
에너지를 뿜어내고 희망을 기다리는 모든 이의 가슴을 두드리는
벅찬 결말을 선사한다. 베를린 영화제 수상과 함께 "<타인의
삶>에 이은 독일 영화의 쾌거" (Empire, Philip
Wilding), "<4개월, 3주 그리고 2일>과 맥락을 같이
하며, 시대의 비극을 매일 같이 겪지만 침묵하는 사람들을 재조명한
걸작!" (Washington Post, Ann Hornaday)
등의 찬사를 받으며 화제의 중심에 올랐던 <바바라>는 <나를
상기시키는 것>, <볼프스부르크>, <옐라>, <열망>으로 일찌감치
독일영화의 미래를 이끌어갈 차세대 대표주자로 꼽혀왔던 크리스티안
펫졸트 감독의 작품이다. 그 동안 지적이고 팽팽한 심리 스릴러를
만들면서 뚜렷한 족적을 남겼던 펫졸트 감독은 <바바라>를 통해
아름다운 영상미와 독특한 전개, 예민하면서도 날카로운 도덕적
쟁점, 뛰어난 연출력으로 더욱 강렬한 여운을 남기며 세계적 거장으로
입지를 굳혔다.
또한 섬세한 심리 묘사와 함께 눈빛과 표정만으로 한마디의 대사보다
더 깊은 감정을 담아내며 여주인공 바바라의 캐릭터에 몰입하게
하는 일등공신은 단연 이번 영화를 통해 압도적인 연기로 전세계적인
찬사를 받은 여배우 니나 호스다. 크리스티안 펫졸트 감독의 뮤즈라
불릴 정도로 <나를 상기시키는 것>, <볼프스부르크>, <옐라>,
<열망>에 이어 크리스티안 펫졸트 감독과 다섯 번째 호흡을 맞춘
여배우 니나 호스. 그녀의 연기는 크리스티안 펫졸트 감독과 만나
빛을 발하며 최고의 앙상블을 보여주었고 이번 작품 <바바라>에서도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그들의 환상적인 호흡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콘크리트 벽에 둘러 싸인 듯이 답답한 현실의 동독 사회처럼,
마음의 벽에 갇힌 채 고립되어 사는 바바라의 공허함과 냉담한
분위기를 완벽하게 표현해내며 전세계 평단을 사로잡은 그녀는 1999년
<화산(Der Vulkan)>으로 몬트리올 국제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였으며, 크리스티안 펫졸트 감독의 <옐라>로 베를린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등 차가운 카리스마가 빛나는 독보적인 매력을
지닌 독일의 대표 여배우이기도 하다.
DRESDNER TANZSINFONIKER가 연주하는 'Cuban
Blues'의 기타선율이 포효하듯 관객들의 심장을 두드리고,
그녀의 비밀스런 내면 속으로 안내하듯 미끄러지는 카메라. 그녀의
냉담한 표정들이 보여주는 억압된 현실과 함께 그녀의 주변을 감싸고
있는 아름다운 풍경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출국신청서를 낸 것이
발각되어 명령에 의해 갈 수 밖에 없었던 작은 시골마을은 동서독
분단을 배경으로 하는 어두운 시대상황이 무색하리만큼 눈부시게
푸르른 신록으로 가득 차 있었던 것이다. 베를린을 떠나와 일거수일투족
감시망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살고 있는 바바라의 상황은 참담하지만
그녀가 함께하는 여름 날은 더없이 따스한 햇빛으로 반짝인다.
하늘을 향해 뻗어 있는 나무들과 그 나무들 사이로 들어오는 가느다란
빛들, 바닷바람에 스치는 나뭇잎 소리와 화창한 날씨에 지저귀는
새소리가 자전거를 타고 오가는 경쾌함이 더해져 자유를 갈망하는
사람들에게 한 줄기 희망을 보여주는 듯하다. 그러나 평화로운
풍경도 잠시, 무언가 쫓기는 듯한 그녀의 현실과 벗어나야만 얻을
수 있는 행복이 저 너머에서 그녀를 손짓하는 급박한 상황 속에
긴장감 넘치는 결말을 예고한다. 바바라의 처연한 현실과 맞닿아
한층 고독하면서도 애틋하게 관객의 마음을 두드리는 음악이 예고편만으로도
잊지 못할 여운을 선사한다.
침묵만으로도 모든 것을 이야기하는 여배우 니나 호스의 압도적인
연기와 콘크리트 같은 그녀의 마음에 희망의 싹이 터가는 미묘한
변화의 과정을 섬세하게 표현해낸 탁월한 연출력이 조화를 이뤄내며
뜨거운 감동과 여운을 선사하는 <바바라>는 3월 21일 개봉한다.
(2013.03.05)
코리아필름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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