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을 담아...

다섯 살 소년 길손이는 앞 못보는 누나 감이와 삽살개 바람이와 함께 엄마를 찾아 여행을 다닌다. 막 추운 겨울이 시작되려는 즈음 한 마을에서 설정 스님을 만나 산사에서 생활을 하게 시작한다. 하지만 조용하던 절은 길손이의 장난기로 뒤죽박죽이 된다. 밝음 그자체인 것 같은 길손이에게도 밖으로 내보이지 못하는 슬픈 소원이 하나 있다. 한번이라도 엄마를 가져 보는 것. '마음의 눈을 뜨면 엄마를 볼 수 있다'는 설정스님의 말에 길손이는 설정 스님을 따라 겨우내 작은 암자에서 마음의 눈을 뜨는 공부를 하기로 한다. 어느 날 설정스님은 식량을 구하러 길손이를 혼자 남겨둔 채 아랫마을에 가고 돌아오는 길에 그만 폭설을 만나 사고를 당하고 만다. 홀로 남겨진 길손이는 엄마와 누나에 대한 그리움이 더해 가는데...

국내 창작 애니메이션 <오세암>은 설악산 골짜기 작은 암자에 전해 내려오던 부처가 된 다섯 살 꼬마의 설화를 모티브로 한 한국적인 애니메이션으로 파랑새가 된 절집 꼬마, 길손이가 엄마를 만나는 슬픈 기적에 관한 이야기로 수십만 독자의 눈물에 맑고 따뜻한 눈물을 샘솟게 한 故 정채봉씨의 원작 동화를 바탕으로 하고 맑고 깨끗한 동심의 세계를 서정적으로 담고 있다.

<마리이야기> 이후 국내 창작 애니메이션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오세암>은 3년 간 제작기간을 걸쳐 나름대로 한국형 애니메이션을 보여준다. 주요 등장인물인 길손이와 감이는 우리의 모습과 비슷하게 잘 표현되어 있다. 특히 배경이 되는 설악산의 모습과 단풍, 물 등에 채색된 색감이 인상적이다.

하지만 컴퓨터는 익숙한 지금의 아이들에게 길손이의 천진난만한 모습과 엄마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이 얼마큼 공감을 줄지가 의문이다. 그리고 단순한 스토리가 아쉬움으로 남는다.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