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이 사랑하는 거장, 가와세 나오미 감독의 신작 <앙: 단팥 인생 이야기>가 오는 9일 열리는 제1회 서울국제음식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선정된 가운데,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상승시키는 티저 포스터 2종 및 예고편을 공개했다.

<앙: 단팥 인생 이야기>는 납작하게 구운 반죽 사이에 팥소를 넣어 만드는 전통 단팥빵 '도라야키' 가게에 모인 사람들이 서로 교감을 나누며 상처를 치유해 나가는 가슴 뭉클한 드라마이다. 한 번 먹으면 잊을 수 없는 맛의 단팥을 만드는 할머니 역에 일본의 국민 여배우 키키 키린이, 무뚝뚝한 가게 주인과 외로운 단골 소녀 역에 각각 나가세 마사토시, 우치다 카라가 캐스팅돼 뛰어난 감성 연기를 선보인다. 1997년 첫 장편 영화 <수자쿠>로 칸영화제에 진출, 황금카메라상 최연소 수상 기록을 세우고 2007년 <너를 보내는 숲>으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하며 일본을 대표하는 여성 감독으로 성장한 가와세 나오미의 신작이다. 가와세 나오미는 일본 감독 중 칸영화제 최다 진출 기록을 가지고 있으며 현재 절찬 상영 중인 장건재 감독의 <한여름의 판타지아> 제작자로 최근 화제를 모았다. 또한 부산국제영화제의 20주년 기념 단편영화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등 다양한 활동으로 일본을 넘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여성 감독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녀가 처음으로 원작을 갖고 만든 영화인 <앙: 단팥 인생 이야기>는 올해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개막작으로 첫 공개되었으며 최근 자국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국내에는 오는 9일 열리는 제1회 서울국제음식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돼 첫 선을 보인다.

오는 9일 열리는 제1회 서울국제음식영화제는 먹는다는 것과 우리 삶의 관계를 돌아보며 다양한 음식과 식문화를 매개로 서로 다른 문화권의 삶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컨셉의 영화제. 국내에서는 최초로 열리는 음식영화제로, 최근의 먹방, 쿡방 열풍에 힘입어 더욱 많은 관심을 얻고 있다. 서울국제음식영화제 측은 '가와세 나오미 감독의 신작 <앙: 단팥 인생 이야기>는 현대인의 바쁜 일상에서 잊혀진 삶의 미각을 되찾는 힐링의 장을 지향하는 영화제 취지와 잘 맞을 뿐더러 가와세 나오미 감독의 감성적인 연출과 삶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 일본 특유의 장인 정신이 어우러져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줄 수 있는 영화'라고 소개하며 개막작 선정에 대한 이유를 밝혔다.

한편 개막식을 앞두고 공개된 <앙: 단팥 인생 이야기>의 티저 포스터 2종과 티저 예고편이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앙'이라는 독특한 제목을 전면에 내세워 눈길을 끄는 티저 포스터는 벚꽃을 바라보는 세 주인공의 모습과 영화 소재인 일본의 전통 단팥빵 '도라야키'가 각각 담겨 기대감을 자극한다. '못다 한 일이 남아 있나요?'와 '비법을 마음은 담는 거에요'라는 카피가 영화에 대한 호기심을 고조시키는 가운데, 이들의 자세한 이야기는 오는 영화제에서 처음으로 확인할 수 있다. 함께 공개된 티저 예고편은 주연을 맡은 일본의 국민 여배우 키키 키린의 나레이션이 인상적이다. 단팥빵이 만들어지는 장면과 더불어 '이번 영화에서 모든 장면이든 최선을 다해 촬영했다'는 키키 키린의 나즈막한 멘트는 기존의 영화 예고편들과는 사뭇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국내 최초로 열리는 음식 영화제인 '제 1회 서울국제음식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선정되어 기대를 모은 가와세 나오미 감독의 신작 <앙: 단팥 인생 이야기>는 하반기 정식 개봉 예정이다. (2015.07.08)

코리아필름 편집부

2015년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개막작 <앙: 단팥 인생 이야기>는 납작하게 구운 반죽 사이에 달콤한 팥소를 넣어 만드는 전통 단팥빵 '도라야키'를 파는 가게에 한 번 먹으면 잊을 수 없는 맛의 단팥을 만드는 할머니 '도쿠에'가 아르바이트생으로 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이다. 무뚝뚝한 가게 주인과 외로운 단골 소녀 등 저마다 사연을 간직한 인물들은 할머니의 등장으로 조금씩 변화하며 다시 시작할 용기를 얻게 되는데 그 과정이 따뜻하면서도 뭉클한 감동을 준다.

연출을 맡은 가와세 나오미는 2014년 <소년, 소녀 그리고 바다>로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됐던 것에 이어 <앙: 단팥 인생 이야기>로 2년 연속 칸영화제 입성에 성공, 역시 칸이 사랑하는 감독임을 입증했다. 27세의 나이에 첫 장편 <수자쿠>(1997)로 제50회 칸영화제에서 신인감독상에 해당하는 황금카메라상을 받으며 역대 최연소 감독상 수상 타이틀을 거머쥐었던 가와세 나오미는 <사라소주>(2003), <너를 보내는 숲>(2007), <하네즈>(2011), <소년, 소녀 그리고 바다>(2014)로 꾸준히 칸영화제의 초청을 받아왔다. 2007년 <너를 보내는 숲>으로 영화제 2등상에 해당하는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뤄냈으며 이번 <앙: 단팥 인생 이야기>로 일본 감독 중 가장 많이 칸영화제의 초청을 받은 감독(총 6회)이 되었다.

신작 <앙: 단팥 인생 이야기>는 가와세 나오미 감독의 영화 중 최초로 원작이 있는 영화이다. 작가이자 시인, 배우, 뮤지션 등으로 활동하는 도리안 스케가와의 소설 '앙'을 읽은 가와세 나오미 감독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진중하게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감명을 받았다. 영화는 우리의 현실을 시각적으로 구현하는 매개체이지만 그와 동시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존재하도록 만들어낼 수 있다고 믿는다"며 이번 영화를 시작하게 된 배경을 밝히고 있다."살아가다 보면 후회와 절망이 가득 차 항복하고 싶어지는 순간들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혹은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계속해서 희망에 의지하고 미래에 대한 믿음을 가져가야 한다"는 그녀는 단팥처럼 포근한 '도쿠에' 할머니와 그녀를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치유의 영화'로 불리는 가와세 나오미 작품의 특징을 제대로 보여준다.

<앙: 단팥 인생 이야기>의 주인공 '도쿠에' 역은 전설적인 배우 키키 키린이 맡았다. 1961년 극단 생활을 시작한 키키 키린은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오가며 수많은 작품에 출연해 온 일본의 국민 여배우로, 국내에는 오다기리 죠의 어머니 역을 맡았던 영화 <도쿄타워> 등으로 많이 알려졌다. 최근에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에 연이어 등장, 존재감 넘치는 연기로 언제나 키키 키린만의 아우라가 느껴지는 '여인'들을 만들어왔다.

키키 키린은 이번 영화에서 한층 깊어진 눈빛과 포근한 연기로 다시 한 번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직접 만든 단팥으로 가게 주인의 마음을 얻은 '도쿠에'는 음식 만드는 과정을 즐길 뿐 아니라 음식 자체를 진심으로 대하는 자세가 돋보이는 캐릭터. '세상의 모든 것들은 언어를 가지고 있다'고 믿으며 단팥을 만들 때 팥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팥에게 '수고했다', '힘내라'고 말을 거는 인물이기도 하다. 다소 과장되게 느껴질 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배우 키키 키린의 연기 내공 덕분에 자연스러우면서도 귀엽고 사랑스러운 느낌으로 잘 살아났다. '단팥은 도라야키의 생명'이라는 도쿠에의 대사처럼, 키키 키린이 이 영화에 생명감을 불어넣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키키 키린은 '이번 영화가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했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여기에는 안타까운 사연이 또 하나 숨어 있다. 그녀 자신 또한 유방암으로 오랜 시간 투병 생활을 거쳤던 것. 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대수롭지 않게 넘기려 노력했다는 키키 키린은 '도쿠에' 캐릭터를 연기할 때도 자신의 그런 경험을 투영하려 노력했다. "'나는 피해자야'라는 생각보다는 느긋한 마음을 먹는 것. 그 점이 도쿠에 캐릭터와 내가 닮은 부분"이라는 그녀는 비록 세상과 격리되어 꿈을 포기하고 살아왔지만 여전히 삶을 즐기며 살아갈 줄 아는 주인공 '도쿠에'를 매력적으로 완성하며 또 한 편의 대표작을 남긴다.

정성스레 만든 도쿠에 할머니의 단팥 덕분에 도라야키 가게가 점차 인기를 얻게 된 것처럼, 영화 <앙: 단팥 인생 이야기>는 예상치 못한 재미와 기대를 넘어서는 감동으로 개봉과 동시에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일본 개봉 첫 주 77개의 스크린에서 상영을 시작한 영화는 첫 주에 10만에 가까운 스코어를 기록하며 흥행 대박을 터뜨렸다. 뜨거운 입소문에 힘입어 상영관은 123개까지 늘어났고 영화는 전체 박스오피스 10위 안에 진입하는 기염을 토했다. 계속되는 매진 세례에 배우와 감독들은 전국을 돌며 관객들을 만났고 지금까지 40만 명에 가까운 관객을 모으며 장기 흥행 중이다. 가와세 나오미 감독의 작품 중 최고 스코어를 갱신한 것은 물론이고 상업 영화 못지 않은 흥행 성적으로 일본판 '아트버스터'의 신화를 만들어냈다.

먹방, 쿡방의 열기가 스크린에서도 뜨겁다. 상반기에는 쿠바 샌드위치 열풍을 일으킨 <아메리칸 셰프>가 입소문을 타고 15만 관객을 넘어선 장기 흥행 신화를 썼고 얼마 전에는 수많은 팬을 거느린 '심야식당'의 영화판이 개봉해 큰 화제를 모았다. 이들의 뒤를 이을 <앙: 단팥 인생 이야기>는 지난 7월 열린 제1회 서울국제음식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선정돼 이미 '음식 영화'로서 뜨거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는데, 특히 정성스레 만든 할머니의 단팥처럼 따뜻하고 뭉클한 정서가 인상적이라는 반응을 얻었다. 관객들의 뜨거운 찬사에 <앙: 단팥 인생 이야기>는 개봉을 애초 예정 일정보다 앞당겼고 가을의 시작과 함께 마음에 위안을 주는 음식 영화로 관객들과 만나게 되었다. 또한 영화의 원작 도서가 10월 출간을 확정지어 '앙' 신드롬 탄생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앙: 단팥 인생 이야기>는 세상으로부터 '거절 당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순간의 실수가 빚어낸 결과로 감옥에서 몇 년을 보내고 돌아온 가게 주인 센타로, 그리고 집안 형편 때문에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 단골 소녀 와카나. 자신들의 뜻과는 상관 없이 희망을 잃어버린 채 오늘을 살아가던 인물들은 한센병에 걸려 꿈을 포기한 채 세상으로부터 격리되어 반세기를 보내야 했던 도쿠에 할머니를 만나면서 달라진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살면서 실패를 경험하게 되죠. 그리고 어떤 실수들은 삶을 송두리째 바꿔 놓기도 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에게는 삶을 이어나갈 힘이 본성에 내재되어 있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사람은 혼자살 수 없어요!" 라고 밝힌 가와세 나오미 감독은 이번 영화 <앙: 단팥 인생 이야기>를 통해서 부족한 사람들이 서로를 통해 완전한 삶의 의미를 되찾게 되는 과정을 그린다. "물론 그런 삶에 대한 의지와 욕망이 여러 가지 상황에 의해 좌절되기도 합니다. 영화 속 '도쿠에'가 그런 경우에요. 어떤 상황에 의해 평범한 삶을 빼앗기고 말죠. 하지만 그녀는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 속에서도 많은 것을 깨달아갑니다. '도쿠에'와 만난'센타로'와 '와카나'는 그녀를 통해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깨닫고, 앞으로의 삶을 향한 작지만 의미 있는 한 걸음을 내딛게 됩니다." 라는 가와세 나오미 감독의 말을 통해 늘 마음의 따뜻한 위안을 건네는 그녀의 연출 의도를 엿볼 수 있다.

조금은 부족한 주인공들의 모습은 팔기 힘든 도라야키와 닮아 있다. 검게 타버리거나 모양이 삐뚤어져버린, 먹기엔 이상 없지만 팔기엔 어려운 도라야키. 이 빵을 가게 주인은 와카나에게 나눠준다. 그리고 도쿠에 할머니는 부족함을 지녀도 괜찮다고 말해준다. 서로가 서로에게 전하는 그런 따뜻한 위로들이 바로 가와세 나오미 감독이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이다."자기 치유의 영화"라는 별칭을 가진 가와세 나오미 감독의 영화들은 그렇게 우리의 마음에 위안을 선사하며 치유의 기적을 행한다.

가와세 나오미 감독은 도쿄 교외의 나병 환자 요양소에 위치한 도서관에서 시나리오 작업에 매진했다. 요양소 내를 산책하며 햇살과 바람을 느끼고, 그 곳에 거주하는 완치 환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시나리오에 좀더 현실감을 불어넣을 수 있었다.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도쿠에' 할머니는 영화를 만들기 3년 전에 세상을 떠난 그녀의 양어머니를 떠올리며 완성해 나갔다. 원작자 도리안 스케가와와 가와세 나오미 감독은 '도쿠에' 역은 일본의 국민 여배우 키키 키린만이 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마음을 모았고, 원작을 읽고 감명을 받은 키키 키린 역시 그들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여 마침내 [앙]의 영화화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연기를 해온 키키 키린에게도 가와세 나오미 감독과의 작업은 신선한 경험이었다. "가와세 나오미 감독은 역시 대단한 창작자입니다. 생각한 것을 결과물로 만들어내요. 자신의 생각을 계속 밀고 나가는데 그게 강압적인 느낌이 아니라 '그래요, 그렇긴 하지만요..'라는 식으로 이야기 하면서 다가오는 방식이라 어느새 수긍하게 됩니다.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습니다"라고 감탄했다.

("그래요. 벚꽃이 예쁘죠? 저쪽에서부터 걸어와서, 이쪽에서 도라야키 가게를 발견하는 거예요. 그럼 가볼까요?"라고 말하면 키키 키린은 상대역인 나가세 마사토시와 함께 "시작한 걸까요? 카메라가 돌고 있는 거 같죠?"라고 이야기를 나누며 연기인지 실제인지 모를 촬영을 계속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런 식의 연출은 어김없이 성공적이었다. 영화 속에서 키키 키린을 포함한 배우들의 연기는 매우 자연스럽다. 예를 들어 단팥을 만드는 장면에서, 센타로가 물엿이 잔뜩 묻은 손을 어찌할 바 몰라 하는 장면에서 도쿠에가 웃는 장면이 있는데, 이는 시나리오에 있던 것이 아닌 배우 키키 키린의 자연스러운 반응이었다. 도쿠에가 단팥에게 말을 건네는 장면에서도 팥들이 너무 귀여워서 어쩔 줄 몰라 하는 그녀의 모습이 자연스레 배어 나온다.

키키 키린은 "가와세 나오미 감독은 팥이 여행했던 과정을 보러 직접 다녀왔을 정도예요. 지금은 기계를 사용하는 농가가 많아서 직접 팥을 기르고 일일이 햇볕에 말리거나 하는 곳은 많이 없죠. 가와세 나오미 감독은 그걸 직접 보고 와서는 저에게 '다녀왔습니다'라며 주머니에서 팥알들을 꺼내 건네주었어요. 저는 '아, 그랬군요'라며 다시 팥알들을 돌려주려는데 '아니요, 드리는 거예요' 라는 거예요. 받긴 했지만 먹을 수는 없고. (웃음) 감독은 당연히 제게 팥들이 하는 이야기가 들릴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지만 사실 들리지 않았어요. (웃음) 재미있었죠." 라며 가와세 나오미 감독의 스타일을 설명한다.

키키 키린은 실제 손녀인 우치다 카라와 함께 출연했다. 우치다의 역할은 도라야키 가게의 단골인 중학생 소녀 '와카나'. 영국에서 유학 중이던 우치다 카라는 일시 귀국해 영화 촬영 중이었는데, 가와세 나오미 감독은 그녀를 도쿄의 집으로 보내지 않고 아파트 숙소에 머물게 했다. 영화 속에서 철저한 타인인 두 사람이 서로에게 익숙해지지 않도록 하려는 감독의 조치였다.

도쿠에와 와카나가 도라야키 가게에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은 즉흥적인 결과물이었다. "영화에 나오는 장면은 실제 대본에 쓰여진 대사가 끝나고 난 뒤에 이어진 대화들이에요. 감독으로부터 계속 이야기를 나눠달라는 주문을 받고, 카메라는 돌아가고 있고 뭔가 이야기는 해야겠고 해서 '애완동물을 키우고 있니?' 등의 말을 했는데 그 장면이 사용된 식이죠" 라고 키키 키린은 언급했다.

키키 키린은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영화나 오다기리 죠의 어머니로 출연한 <도쿄타워>로 우리에게 익숙한 키키 키린은 일본을 대표하는 국민 여배우이다. 이번 영화에서는 안타까운 사연을 간직한 할머니 '도쿠에' 역을 맡아 일상적인 연기를 섬세한 감성으로 표현해냈다.

야마다 요지 감독의 '자식' 시리즈로 키네마준보를 포함한 일본의 주요 연기상을 휩쓸었던 배우이다. 허무함과 파워가 공존하는 카리스마로 존재감을 뽐낸다.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에 여배우를 꿈꾸는 꼬마로 출연했다. 이번 영화에서 훌쩍 성장한 모습을 선보인 우치다 카라는 실제 키키 키린의 손녀이기도 하다!

첫 장편영화 <수자쿠>(1997)로 불과 27세 나이에 역대 칸 영화제 최연소 감독상을 수상한 가와세 나오미. 그녀는 극 영화와 다큐멘터리를 오가는 특유의 연출 방식과 삶과 자연, 공간을 그리는 진정성 어린 시선을 바탕으로 꾸준한 작품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일본 감독 중 최다 칸영화제 초청에 빛나는 가와세 나오미는 칸영화제 심사위원을 역임했으며 최근 독립 영화 흥행 계보를 이은 장건재 감독의 <한여름의 판타지아>에 제작자로 참여해 최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오는 2015년 부산국제영화제의 20주년 기념 단편 영화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등 다채로운 행보로 아시아를 대표하는 여성 감독으로 자리매김했다.

사실적이면서도 섬세한 감성 연출로 유명한 그녀는 이번 영화 <앙: 단팥 인생 이야기>에서 '도라야키'라는 소재를 통해 조금은 부족한 사람들이 서로를 통해 완전한 삶의 의미를 되찾게 되는 이야기로 더욱 발전된 작품 세계를 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