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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스마
넘치는 '아홉살 인생'의 시련기
<아홉살 인생>은 이런 이야기
<아홉살 인생>은 2002년 MBC-TV 프로그램 '느낌표'에 소개되어 대중적으로 알려지며 화제가
된 위기철 원작소설 <아홉살 인생>을 영화한 작품이다. 그리고 <바리케이트>와 <마요네즈>에
이은 윤인호 감독의 3번째 영화다. <아홉살 인생>은 아홉살 아이가 경험한 삶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 <집으로...> <선생 김봉두>를 잇는 감동드라마를 표방하고 있다. 세상에 대해 다
안다고 생각하는 어른 같은 아이 / 의리있고 속 깊은 아홉살 인생에 나타난 여자 / 카리스마
넘치는 아홉살 인생의 시련… 영화를 끌고 가는 주요 키워드다.
아이들이 주인공인 따뜻한 영화, 아홉살 인생
아이들이 주인공인 영화가 주는 즐겁고 유쾌함 때문에 내내 기분 좋았다,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천국의 아이들, 집으로 처럼. 외모, 힘, 의리를 겸비한 아홉살 카리스마 백여민(김석) / 너무
예뻐서 모든 것이 용서되는 새침도도한 장우림(이세영) / 일편단심 순정파 팥쥐 오금복(나아현)
이들 캐릭터가 만드는 일상적인 갈등관계가 재미와 감동의 핵심이다. 이들 캐릭터를 잘 살린 아역배우들의
연기력도 좋다. 여배우로서 애꾸눈 분장이 쉽지 않았을 특별출연 정선경에도 박수를 보낸다. 여배우의
진정한 연기력은 화장을 지우고 나서부터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집으로>… 그리고 <아홉살
인생>
초등학교가 배경이 된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두고 아무도 청소년 영화로 생각하지 않는다.
거기에는 일반영화에서도 담기 힘든 권력과 인간의 갈등관계가 있고, 아이들의 세계에서 이 주제는
여과없이 거칠게 표현되고 있었다. <집으로>는 주인공이나 주제에 있어 모두 아이들 영화의 범주에
속한다. 그러나 스크린 속에선 한번도 다뤄지지 않았던 주제, 외할머니의 희생어린 사랑을 완벽하게
표현한 수작이다. 그래서 전국민을 감동시켰다.
인생을 담기엔 부족한 <아홉살 인생>
이 영화들은 모두 아이들이 주인공인 영화다. 그러나 인생과 갈등을 담아내는 깊이가
다르다. <아홉살 인생>은 어떨까? “아홉살도 완벽한 인격체이고, 아홉살에도 인생의 파란만장이
있다.” 인생을 다 안다고 생각하는 주인공의 첫번째 아홉수와 그 위기를 그려내기에 <아홉살 인생>은
너무 가볍다. 영화의 깊이와 품격을 더해주는 ‘아이들의 세계를 통해 투영되는 삶의 본질적인 측면들’은
보이지 않는다. 재미있는 에피소드와 아역배우의 연기력이 재미있고 좋았으나 그것이 다인, 그래서
<집으로>와 비교되기엔 부족한 소품처럼 느껴진다.
<아홉살 인생>에 만족할 추천대상 : 가족
단위로 볼 수 있는 재미있고 감동적인 영화다. 만난 지 얼마 안 되서 아직은 서먹한 사람들에게도
좋은 데이트 스케줄이다. 무엇보다 아이들의 천진난만함을 훔쳐보면서 그들의 세계에서 잠시 쉬고
싶은 이들에게 강추한다.
<아홉살 인생>에 실망할 비추천 대상 :
원작의 감동을 기대하고 온 사람에게 영화는 소품 같고, 가벼워보일 것이다. 감동의 색채에 있어
책과 영화는 다르며, 감동의 깊이와 풍부함에 있어 아직까지 책의 그것에 도달할 수 있는 영화는
많지 않다. 책은 책이고, 영화는 영화로서 봐주면 좋을 것 같다.
코리아필름 객원기자 류재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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