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김관장의 수련생과 사랑 쟁탈전

신현준, 최성국, 권오중 등 코믹내공을 지닌 3명의 고수가 호흡을 맞춰 기대를 모았던 코미디 영화 <김관장 대 김관장 대 김관장>은 충청도 한 작은 마을의 중국집 ‘무림각’ 주위에 문을 연 택견, 검도, 쿵후 도장의 세 김관장이 수련생 유치와 도장의 건물주인 무림각 박사장의 외동딸을 차지하기 위해 벌이는 대결을 코믹하게 그려낸다.

‘무림각’을 사이에 두고 외아들 도령이와 살아가는 소심한 은둔거사 택견 김관장(신현준 분)과 눈빛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폼생폼사 검도 김관장(최성국 분)은 수련생 유치 대결에 하루가 멀다 하고 티격태격 다툰다. 그러던 중 무림각 1층에 쿵후도장이 들어서고 28살의 서울내기, 준수한 외모와 출중한 무술 실력 게다가 피아노 연주까지 겸비한 쿵후 김관장(권오중 분)의 매력에 아이들은 물론 무림각 박사장(노주현 분)과 그의 딸 연실(오승현 분)까지 빠져들면서 본격적으로 세 김관장의 수련생 모집 혈투와 연실을 차지하기 위한 한판 대결이 펼쳐진다. 그러나 세 김관장의 숙명적인 대결은 신도시 개발 예정지로 선정된 이 마을을 차지하기 위한 조폭의 등장으로 힘을 합쳐 물리쳐야 하는 상황으로 바뀐다.

손바닥만한 동네에 도장이 3개, 그것도 성이 다 같은 김관장이라는 재기 발랄한 설정 자체만으로 충분히 재미와 호기심을 유발하지만 그에 비해 펼쳐지는 에피소드는 예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에피소드간의 개연성도 떨어져 재미는 반감된다. 아이들을 잡기 위한 두 김관장의 유치한 대결이 초반 웃음을 자아내지만 여자로 바뀌면서 영화는 지루하게 흘러간다. 세 김관장의 대결 못지 않게 아이들의 우왕좌왕하는 모습도 좀 더 보여줬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캐릭터가 비현실적인 것을 감안하더라도 세 김관장이 한 여자에게 매달리는 부분은 다소 설득력이 떨어진다. 각기 다른 개성에 가진 세 배우의 조합이 흥미롭고 자신만의 색깔로 캐릭터를 소화해낸 세 배우의 연기는 나쁘지 않지만 서로의 연기가 조화를 이루지 못해 시너지효과를 충분히 내지 못한다. 세 김관장의 대결을 부추기는 박사장과 연실 역의 노주현과 오승현의 밋밋한 연기도 마이너스 요인. 하지만 신현준과 최성국 특유의 코믹 연기는 여전히 강력하며 세 배우가 펼쳐 보이는 코믹 삼국 무술 액션(택견, 검도, 쿵후)도 볼만하다. 한편 영화의 오프닝에서는 정준하가 검도 김관장의 오른팔 사무라이 나까무라 상으로, 엔딩에서는 탁재훈이 4번째 K1 김관장으로 깜짝 등장한다.

신현준, 최성국, 권오중 등 코믹고수 3인방이 뭉친 <김관장 대 김관장 대 김관장>은 15세 관람가로 오는 2월 8일 개봉한다.

2007.1.24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