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석 감독의 공허한 직설화법

<공공의 적>의 속편인 <공공의 적2>는 전편에 이어 공공의 적(敵)에 맞서는 주인공의 이야기로 물불 가리지 않는 정의파 경찰 강철중이 이번에 검사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돼 자신의 모교 동창이자 재단 이사장인 한상우(정준호 분)의 비리를 파헤치며 응징한다는 내용이다. 형사 같은 다혈질 검사 강철중는 번번이 한상우의 돈과 권력에 수사가 난관에 봉착하고 급기야 외압에 지방발령을 받게되자 한상우를 직접 응징하기로 결정한다.

전편이 재산 때문에 부모를 살해한 파렴치한 한 인간과의 대결이 중심이었다면 <공공의 적2>는 여기에 권력을 집어넣어 한 특정개인이 아닌 돈과 권력을 갖춘 거대 사회악을 공공의 적으로 내세워 우리 사회의 만연한 부조리를 비판하고 나섰다. 하지만 전형적인 권선징악 구조와 영화적 생략 없이 TV드라마처럼 친절하게 설명하는 방식은 영화를 진부하게 만들고 반복되는 대사들은 제대로 이야기 속에 녹아들지 못해 감독의 직설화법은 공허할 뿐 통쾌한 웃음도 제대로 자아내지 못한다.

무엇보다 영화의 핵심인 '공공의 적' 정준호 캐릭터는 너무나도 평면적으로 그려져 두 인물의 대결구도와 갈등은 미약해져 극적 긴장감을 끌어내지 못한다. 결국 영화는 돈과 권력으로 무장한 한상우를 잡기 위한 강철중의 고군분투로 보여질 뿐이다. 여기에 사건이 너무 쉽게 해결되는 것도 맥을 빠지게 한다. '흥행 보증수표'라는 강우석 감독 닉네임의 여파가 이번에도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시네마서비스가 투자와 배급, 제작한 <공공의 적2>는 오는 1월 27일 개봉한다.

2005.1.18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