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 사진 보기...more

어설픈 ‘무간도’ 코미디 버전

2006년 620만 명을 동원했던 <투사부일체>의 주역인 정준호·정웅인·정운택·김상중과 김동원 감독이 3년만에 다시 뭉친 영화 <유감스러운 도시>는 거대 기업형 범죄조직 보스 양광섭(김상중)을 잡기 위해 조직의 새내기로 위장 잠입된 교통경찰 출신의 장충동(정준호)과 특수수사팀의 수상망을 피하기 위해 경찰로 파고든 전과조차 없는 하찮은 조직원 이중대(정웅인)의 맞불 스파이 작전을 다룬다.

조직에 잠입한 경찰스파이와 경찰에 잠입한 조직스파이라는 설정이 홍콩 누아르 영화 '무간도'를 연상시키지만 출연진에서 짐작할 수 있듯 '무간도'의 코미디 버전에 가까운 영화다. 이에 스토리 전개는 크게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는 상태에서 ‘정트리오’(정준호·정웅인·정운택)의 코믹 연기와 전편인 '투사부일체' 캐릭터에 의존한 채 범죄조직에 막내로 잠입한 정준호의 온갖 수난과 굴욕, 졸지에 경찰관이 된 정웅인의 적응기가 웃음의 주를 이룬다. 하지만 웃음 코드는 과장된 행동과 상황에서 비롯되며 무엇보다 기존에 봐왔던 욕설과 폭력이 난무하는 조폭 코미디의 전형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게다가 두 스파이의 잠입 과정과 측근이 되기까지의 과정 등 전반적인 스토리 전개 과정과 상황이 너무 작위적이어서 배우들의 코믹 연기에만 의존한 영화는 이내 한계를 드러낸다. 감독의 의도처럼 재밌는 상황에서 나오는 웃음이 아닌 배우들의 코믹 연기에 의존한 그저 웃기는 상황만 반복될 뿐이다. 특히 전반부의 코믹한 분위기와는 달리 후반부의 어설픈 '무간도' 따라하기는 봐주기가 힘이 들 정도다. 홍콩 관객이 이 영화를 본다면 어떤 생각을 할 지, 이런 영화가 나왔다는 것이 정말 '유감스러울' 따름이다. 어떻게 해서든 웃음을 만들어내려는 배우들의 몸부림이 그저 안쓰러울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