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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펀치레이디>는 13년 동안 이중격투기 챔피언인 남편에게 인간 이하의 폭력을 당하면서도 자신처럼
애비 없는 자식으로 키우고 싶지 않아 이 악물고 참아왔던 평범한 주부 하은(도지원 원)이 남편과 싸우다
반칙으로 옛 애인이 죽자 순간 이성을 잃고 남편에게 이종격투기로 한 판 붙자고 공개적인 선전포고를 날리고
자신의 딸과 자신의 행복을 위해 무서움을 떨쳐내고 남편에게 당당하게 맞서는 과정을 그려냈다.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는 주부가 남편과 이종격투기로 링에서 한 판 붙는다는 설정이 다소 황당하지만 여전히 이 땅에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는 여성들이 많다는 것을 생각하면 충분히 공감이 간다.
하지만 영화의 출발점인 주부 하은이 남편과 이종격투기를 벌이는 계기는 너무 작위적이며, 캐릭터 역시 다소
비현실적이고 단순하게 설정된 까닭에 감정이입이 충분히 되질 않는다. 또한 극의 무거움을 덜어내기 위한 코믹한
인물과 에피소드는 단조로우며, 주부 하은이 펀치레이디로 변신하는 과정 역시 상투적이라는 점에서는 오히려
극의 무게는 반감된다. 무엇보다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아내의 고통과 남편에게 대항하는 아내를 바라보는 사회의
곱지 않은 시선을 담아내고 있지만, 사각의 링처럼 가족폭력에 피할 수 없는 여성들이 어떻게 해야될 지,
그런 여성을 주변의 가족과 친구들은 어떻게 대해야할 지에 대한 부분을 담아내지 못해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파격적인 설정만큼 내용은 흔히 알고 있는, 생각할 수 있는 정도에 그치고 말았다. 그래도 부상과 쉽지 않은
역할임에도 불구하고 혼신을 다한 도지원과 잔인할 정도로 폭력을 가하는 남편 역을 소화해낸 박상욱의 열연은
칭찬할 만하다.
폭력남편에 대한 아내의 반격을 담은 <펀치레이디>는 15세 관람가로 10월 25일 개봉한다.
2007.10.15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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