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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파 배우 김명민과 청순미인 손예진의 연기변신으로 화제와 관심을 모았던 영화 <무방비도시>는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소매치기 행각을 벌이는 국제적인 기업형 소매치기 조직과 이들의 검거에 나선 광역수사대 간의
냉혹한 대결과 벗어날 수 없는 운명의 굴레를 그린 범죄 액션물로 일본까지 원정을 다녀온 뒤 한국에서 세력을
확장하려는 강렬하고 도발적인 섹시미를 갖춘 소매치기 조직의 보스 '백장미'(손예진 분)와 소매치기의 엄마로
둔 형사라는 비운을 안고서도 다시 소매치기인 백장미의 매혹에 빠져들고 마는 광역수사대 형사 '조대영'(김명민
분), 그리고 20년 만에 출소한 소매치기 세계의 대모이자 조대영의 엄마인 감만옥이 두 사람 사이에 놓이면서
비극적인 운명의 소용돌이가 펼쳐진다.
"인간적인 드라마에 초점을 맞췄다"라는 감독의 말처럼, 소매치기 조직과 광역수사대의 대결보다는 벗어날
수 없는 운명의 굴레에 놓인 세 사람의 애증과 슬픔을 묵직하게 그려냈다. 소매치기 범죄 세계의 사실적인
묘사와 두 조직 사이의 박진감 넘치는 액션, 그리고 배우들의 열연이 극의 완성도를 높였고, 남자가 아닌
여자 소매치기라는 설정도 꽤 흥미롭다. 또 김명민의 흡입력 있고 심도 깊은 연기와 중견 김해숙의 열연이
돋보이며, 특히 면도칼을 씹어먹고 당뇨병을 앓으며 노숙자로 전락한 김해숙의 이전과 전혀 다른 모습이 눈길을
끈다.
그에 비해 카리스마와 섹시함을 동시에 보여주기에는 손예진의 연기는 기대만큼 미치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
그로 인해 소매치기인 엄마를 그토록 증오했던 조대영이 다시 소매치기인 백장미의 유혹에 빠져드는 과정은 느슨하고
싱겁다는 느낌이 든다. 또 후반부의 백장미가 흘리는 눈물도 생각만큼 감정이입이 되질 않는다. 손예진의 연기
변신에 대해 관객들이 얼마나 좋게 평가해주느냐에 따라 흥행이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2008.1.04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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