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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럼프에 빠진 청춘의 치유 여행

가수이자 방송인인 김C가 스토리의 원안을 쓴 <오이시맨>은 한때 잘 나가는 인디 뮤지션이었지만 소리가 갈라져 들리게 되는 이명현상으로 인해 더 이상 예전처럼 노래하지 못하게 되자 슬럼프에 빠져버린 현석(이민기)이 팬이라는 젊은 이혼녀 재영(정유미)과의 특별한 감정도 뒤로하고 재충전을 위해 떠난 일본 여행길에서 우연히 할머니와 단둘이 민박집을 운영하는 엉뚱하고 쾌활하지만 외로운 여자 메구미(이케와키 치즈루)를 만나 그녀의 집에 머물게 되고, 그녀와의 소소한 일상 속에서 조금씩 자신의 상처를 드러내고 서로의 상처와 고독을 보듬어주면서 잃어버렸던 삶의 의욕과 사랑할 용기를 되찾게 되는 과정을 담백하게 그린다.

일반적인 로맨스처럼 두 남녀가 만나 사랑을 하게 되는 이야기가 아닌 짧은 만남과 헤어짐 속에서의 미묘한 감정과 소통을 잔잔하게 그려낸다. 기존의 엉뚱하고 어리숙한 모습과는 달리 진지한 내면 연기를 펼친 이민기와 특유의 사랑스러운 표정연기와 능청스러운 대사, 거기에 속 깊은 내면 연기까지 6년 전 ‘조제’보다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선보인 이케와키 치즈루 감성연기가 돋보인다. 이민기가 직접 부른 노래와 훗카이도의 설원과 빙하 등 자연 풍경은 보너스. 눈보라 속에서 유빙이 갈라지는 소리가 마치 마치 심장 박동소리처럼 들리는 게 인상적이다. 반면 현재와 회상을 오가는 편집이 썩 매끄럽지 못해 아쉬우며, 관객들의 흥미를 끌어내기에 내용은 다소 진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