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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 최초의 3D 영화로 관심을 모았던 영화 <나탈리>는 자신에게 예술적 영감을 불어넣은 뮤즈 ‘오미란’(박현진)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조각상 ‘나탈리’를 10년 만에 개인전을 열고 공개한 조각가 황준혁(이성재)이 어느
날 자신을 찾아와 ‘나탈리’을 사겠다는 미술평론가 장민우(김지훈)로부터 자신의 기억과는 다른 오미란의 얘기를
듣고 뒤늦게 진정한 사랑을 깨닫게 된다는 내용이다. 영화는 간단하게 말해, 한 여자에 대한 두 남자의 엇갈린
기억을 통해 예술가와 뮤즈의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첫 장면부터 대놓고 두 남녀의 파격적인 베드신으로 시작하는
영화는 이야기의 완성도나 설득력은 뒤로 제쳐놓고 시종일관 3D로 촬영한 정사 장면을 보여주는 데 집중한다.
물론 한국 영화로는 파격적인 여배우의 음모 노출과 3D로 촬영한 이색 구도의 수위 높은 베드신이 눈길을
끄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도 후반으로 갈수록 지치고 오히려 3D 안경으로 인해 눈의 피로감만 높인다.
게다가 연극적인 대사와 배우들의 억지스러운 연기로 인해 중간 중간 실소마저 자아낸다. 무엇보다 나름 배우로서의
어느 정도 위치에 있는 이성재의 선택과 이런 영화에 음모까지 노출한 신인 여배우의 과감한 결정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자신이 현재 만들고 있는 영화를 위해 테스트 차원에서 만들었다고 하지만 그 수준은 조악할 따름이다.
색다른 체험의 에로 영화를 기대하는 관객에게는 어느 정도 만족감을 줄 수 있지만, 감독과 배우들이 홍보하는
‘색, 계’ 수준의 멜로를 기대하는 관객에게는 실망감만 줄 뿐이다.
2010.10.21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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