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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필 실종사건>은 너무나도 급한 나머지 철거 예정 건물인 줄도 모르고 화장실에 큰일(?)을 보다가
그만 갇혀버린 500억원대 자산관리사 정승필(이범수)의 단순 실종사건을 대박을 꿈꾸는 게으른 김형사(손창민)와
꽃뱀에게 당한 후 무조건 여자를 용의자로 몰고 가는 박형사(김뢰하), 특종을 노리는 보도국 오기자(최재원),
정승필과 곧 결혼을 앞둔 약혼녀 미선(김민선)이 각각 폭력배의 우발적인 살인, 보험금을 노린 치정살인,
직장 동료들의 납치사건으로 오해해 벌어지는 소동을 그린다.
졸지에 갇혀버린 신세가 된 이범수의 탈출을 위한 고군분투와 모놀로그 연기, 그를 찾기 위해 벌이는 다양한
인물들의 좌충우돌 소동이 재미를 선사한다. 하지만 허술한 이야기 구조와 엉성한 캐릭터 설정,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은 전개로 인해 극의 긴장감과 몰입은 현저히 떨어진다. 무엇보다 이범수, 김민선, 손창민, 김뢰하, 이한위,
김광규, 표영호, 양배추, 지대한, 임세호 등 다양한 개성을 지닌 배우들을 모아놓고도 그들의 매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점은 이 영화의 최대의 실수다. 그나마 경찰서 노숙을 즐기는 주정남으로 분한 이한위의
리얼한 주정 연기가 돋보이며, 후반부 지쳐버린 정승필 앞에 한 마리 생쥐가 나타나 이미테이션 가수 나운하로
변신해서 노래를 불러주는 판타지 장면도 나름 신선하고 인상적이다. 한편 엔딩 크레딧과 함께 사건 이후 달라진
인물들의 모습을 보너스로 보여준다.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고(故)장자연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도 위안
아닌 위안이다.
2009.09.28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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