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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와 리저드>는 어릴 적 자신을 버린 친부모를 찾기 위해, 그리고 자신이 '리저드'라 이름 붙인
왼쪽 어깨의 깊은 상처에 대해 알기 위해 23년만에 홀로 서울에 온 입양아 메이(성유링)가 우연히 공항
택시 정류장에서 심장이 2,3초씩 멈추는 희귀한 심장병 '민히제스틴 증후군'으로 고통스러워하며 자신의 손을
움켜잡은 택시 운전사 은설(장혁)을 만나고, 우연인 듯 필연인 듯 사사건건 부딪치는 그와 함께 자신의 과거와
상처에 대한 흔적을 찾을 수 있는 유일한 곳이자 자신이 세 살 때까지 부모와 함께 살았다는 기차역으로 함께
떠난다는 내용으로, 어린 시절 사고로 부모를 잃고 각자 입양아와 불치병으로 살아온 두 남녀가 운명적으로
만나 비슷한 서로의 상처와 외로움, 아픔을 바라보고 보듬으면서 조금씩 닫아버린 기억과 마음의 문을 열어
가는 과정을 서정적인 영상과 음악으로 잔잔하게 그린 감성 멜로 영화.
두 주인공 외에는 별다른 인물도 없고 특별한 사건이나 이렇다할 대화도 없어 다소 지루한 감은 없지 않으나,
한편으론 인물들의 눈빛과 표정만으로 두 남녀의 내면을 절제되고 깊이 있게 표현해내는 감독의 연출력이 인상적이다.
여기에 두 배우의 깊이 있는 눈빛과 섬세한 내면 연기가 더해져 감성을 자극한다. 첫 스크린 도전장을 내민
성유리는 기대 이상의 연기를 선보였으며, 장혁 역시 전보다 한층 깊어진 내면 연기로 세상 끝에 몰린 아픔과
한 여자를 향한 애잔한 감정을 현실감 있게 표현해냈다. 반면 인물의 성격이나 사건 전개는 다소 작위적인
느낌이 들기도. 한편 제목 '토끼와 리저드'는 두 주인공이 갖고 있는 과거 속의 기억(토끼)과 상처(리저드)를
의미한다. 이밖에 차태현이 은설의 절친한 친구 역을 맡아 노개런티로 우정 출연했다.
2009.10.12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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